바른정당 의원 13명이 2일 집단 탈당하면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와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이들의 집단 탈당은 ‘5·9대선’의 막판 돌출 변수로 떠올랐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홍 후보 지지율 상승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보수 진영은 분열된 채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의 분열로 이들이 추진했던 ‘안철수·홍준표·유승민 3자 후보 단일화’도 폐기됐다. 지난 1월 24일 개혁적 보수를 주창하면서 옛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서 갈라져 나온 바른정당은 창당 98일 만에 위기에 몰렸다.
비(非)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의원 13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떠난다”며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보수의 집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승민 후보에게 보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탈당을 선언한 의원은 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의원(가나다 순)이다. 황영철 의원을 제외한 12명은 탈당계를 제출했다.
33명의 의원으로 시작했던 바른정당은 이미 탈당한 이은재 의원을 포함해 14명이 떠나면 의석이 19석으로 줄어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잃게 된다. 하지만 탈당 철회를 고심 중인 황 의원이 탈당 의사를 번복하고 다른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없을 경우 바른정당은 20석이 돼 원내 교섭단체를 유지할 수도 있다.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무성 정병국 주호영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탈당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가속페달을 밟겠다”며 반색했다. 그러나 서청원 유기준 한선교 윤상현 김진태 김태흠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은 바른정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것을 문제 삼으며 이들의 복당에 반대했다. 당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유승민 후보는 탈당에 대해 “제가 부덕한 부분도 분명히 있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 정치를 해서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어렵지만 그 길을 계속 가겠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탈당 의원들에 대한 역풍으로 지지율이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보수 이합집산… 미풍? 태풍?
입력 2017-05-02 17:58 수정 2017-05-02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