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메타프로방스 얘기다. 메타프로방스는 담양의 명물인 메타세쿼이아와 프랑스 휴양도시 프로방스의 합성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프랑스의 한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이곳은 프랑스 마을처럼 이국적인 유럽풍의 건축물이 가득하다. 주황색 지붕에 하얀색 건물과 알록달록 강렬한 원색의 벽과 창틀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 ‘유럽 마을’은 외관에 못지 않은 흥미로운 볼거리로 채워져 있다. 건축물 사이로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펼쳐진 펜션과 음식점, 카페, 레스토랑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런 유럽풍의 테마 건축물들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을 안쪽 길을 걷다 보면 공사가 중단된 건물의 가림막이 예술작품으로 채워져 마치 외국 거리를 걷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그림에는 흐르는 눈물 아래 머그컵을 그려 넣어 웃음짓게 한다. 가게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커피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높은 곳에 서면 주황색 지붕을 머리에 얹은 여러 펜션이 한눈에 보인다. 지붕 너머로 초록빛을 뿜어내는 원뿔형 메타세쿼이아가 색을 더한다. 여기에 봄꽃이 상가 곳곳을 장식하면서 사진찍기에 안성맞춤이다. 중앙광장에 설치된 조각 분수대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한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나 발랄한 여학생들이 곳곳을 배경으로 ‘셀카’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도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안쪽에는 최고급 프라이빗 풀빌라 ‘메종드프로방스’가 위치해 있다. 실제 유럽 느낌의 고급스러운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건물에 객실별로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제트스파와 바비큐장 등 최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밤에는 형형색색의 예쁜 조명과 감미로운 통기타 선율이 함께 어우러져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담양군 주민들이 30개 상가와 펜션 등을 직접 운영해 떡갈비 등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관방제림의 명물인 국수, 메타세쿼이아길 대표 주전부리인 도넛, 줄을 서서 먹는 빵집 등 가게도 입점해 관광객들은 배고플 틈도 없다. 담양 특산품인 대나무 공예방 등 아기자기한 가게들도 볼거리다.
메타프로방스는 체험학교로도 손색이 없다. ‘임실치즈 피자-메타체험학교’에서는 직접 피자를 만들어볼 수 있다. 일부만 개장했는데도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하루 1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메타프로방스 조성사업은 2012년 민간사업자와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담양읍 학동리 일대 13만5000㎡ 규모에 670억원을 들여 상가 39동과 펜션 34동, 관광호텔 46실, 가족호텔 57실을 짓는 사업이다. 아직 조성중이지만 이미 문을 연 곳도 꽤 많다.
메타프로방스 주변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주차장과 산책로, 광장과 전망대 등 휴양시설이 조성되고 전시시설과 풍력발전체험장, 어린이 놀이터·습지논·생태계류 등 유희시설, 생태숲·완충녹지 등 녹지시설 등이다.
죽녹원에서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거쳐 메타프로방스로 이어지는 관광축이 조성돼 담양의 전통적인 관광자원인 대나무와 영산강 수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유럽풍의 현대적인 관광 콘텐츠가 더해진다.
메타프로방스를 둘러봤다면 바로 옆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빼놓을 수 없다. 폭이 5m쯤 되는 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아름드리 몸통의 가로수가 사열하듯 늘어서 초록 터널을 만들어낸다. 따뜻한 햇볕을 받은 나뭇잎들이 신록을 한껏 뽐내고 있다.
이 길은 1970년대 가로수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묘목으로 심어졌을 가로수들은 40여 년의 세월동안 20∼30m의 거목으로 자라 지금의 풍경을 만들고 있다. 멀리서 보면 옹기종기 줄을 서 모여 앉은 요정들이나 꼬마열차 같기도 하다. 한때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의 출입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두 발로 걷는 사람들에게만 공간을 허락하고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후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담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