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표명하며 2일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 13명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유명세를 탄 인사들이 많다.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을 겨냥한 ‘저격수’로 활약했던 인사도 있다. 바른정당 창당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맡거나 지도부를 역임한 의원도 포함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의원(3선·강원 강릉)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으로서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석 달여간 탄핵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국민이 만들어온 대한민국을 민주주의의 적(敵)들로부터 지켜 달라”고 호소해 화제가 됐다.
국회 최순실국정농단국조특위 위원장이었던 김성태 의원(3선·서울 강서을)도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 당시 7차례에 걸친 청문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당시 청문회에 출석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자세 똑바로 하세요”라고 호통을 쳐 주목받았다. 바른정당 창당 이후에는 당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탄핵 정국과 창당 과정에서 비박(비박근혜)계와 당의 ‘입’으로 맹활약했던 장제원 의원(재선·부산 사상)과 황영철 의원(3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도 함께 탈당했다. 두 사람은 최순실국조특위 위원으로도 함께 활약했다. 장 의원은 당시 청문회에서 집권여당 소속임에도 거듭된 날카로운 질의을 퍼부어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바른정당 창당 직후에는 당 대변인을 맡았다. 황 의원 역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분당(分黨) 전 비박 의원 모임이었던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특히 이정현 전 대표와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 핵심 8명을 `친박 8적'으로 부르며 당을 떠날 것을 요구해 이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 한국당을 ‘반성하지 않는 보수’라고 공개 비난해 왔다.
최고위원을 역임했던 김재경 의원(4선·경남 진주을)도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의원과 이군현(4선·경남 통영고성) 여상규(3선·경남 사천남해하동) 의원 등의 탈당으로 바른정당은 경남 지역구를 모두 잃었다. 유일한 충남 지역구 의원인 홍문표(3선·충남 홍성예산) 의원도 탈당했다. 경기도당위원장인 김학용(3선·경기 안성) 의원과 박순자(3선·경기 안산단원을) 홍일표(3선·인천 남갑) 박성중(초선·서울 서초을) 의원의 탈당으로 수도권 기반까지도 흔들리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이진복 의원(3선·부산 동래)도 탈당했다.
바른정당의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이던 정운천 의원(초선·전북 전주을)도 4∼5일쯤 탈당해 홍준표 후보 지지 대열에 합류키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탄핵 공신·한국당 저격수… ‘그때’는 잊어달라?
입력 2017-05-02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