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리스본 조약 50조를 최종 승인하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절차에 들어간 영국이 유럽연합(EU) 협상 책임자들과 가진 첫 면담에서 극심한 의견 충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만찬 뒤 브렉시트를 가를 칼이 등장했다(After dinner, the knives come out over Brexit)’는 기사를 통해 지난달 26일 런던에서 열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동 중 양측의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을 묘사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후 “(브렉시트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이전보다 10배는 회의적으로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메이 총리는 EU 탈퇴와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논의를 병행할 것을 주장했다. 영국이 ‘이혼 합의금’으로 EU와 다른 회원국에 내야 할 돈이 없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반면 융커 위원장은 FTA 협상은 브렉시트 협상 후 진행할 수 있고 EU 조직이 회원국의 협상 내용을 승인받아야 하는 만큼 협상 단계마다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양측 주장의 간극을 확인한 융커 위원장은 브렉시트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50%를 넘어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메이 총리는 다른 은하계에 살고 있고 환상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보도가 쏟아지자 메이 총리는 “EU본부 쪽에서 나온 가십거리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영국 야당인 자유민주당의 팀 패런 대표는 “메이 총리가 협상의 복잡성과 임무의 중대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딜(합의하지 못한 채 EU를 탈퇴하는 사태)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첫 면담’ EU-英 브렉시트 기싸움
입력 2017-05-02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