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전문가들이 상습 마약투약자들의 ‘단약(斷藥)’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서울동부준법지원센터는 지난달 28일 김혜선 강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배정 경기북부가정문제상담소 상담사, 최문영 상담연구소 인자연 부소장 등 3명을 중독 전문상담가로 위촉했다. 김 교수는 오륜교회, 배 상담사는 할렐루야교회, 최 부소장은 동광교회에 출석한다.
이들은 이달부터 1년 동안 보호관찰 중인 마약 중독자들과 월 1∼2회 상담을 통해 중독자들이 마약을 끊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돕는다. 마약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벗어나기가 쉽지 않지만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누구나 중독자일 수 있다는 시각으로 상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구세군 성인사회복귀센터(ARC)에서 연수를 하며 중독문제의 심각성을 직면한 뒤 오히려 나의 교만과 죄를 보게 됐다”면서 “결국 저들은 드러난 중독자이고 난 감춰진 중독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뒤 중독자들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가 자신이 중독자와 모양만 다른 중독자라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상담이 시작된다”면서 “상담을 자주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걱정되기도 하지만 힘써 돕겠다”고 했다.
김 교수 외에는 마약 중독자 상담이 처음이다. 배 상담사는 “처음이어서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있다”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중독자들을 만나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중독의 사슬을 끊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최 부소장은 중독자들에 대한 편견을 줄여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그는 “중독자에게 편견을 가지면 마음과 마음이 만나지 않아 제대로 된 상담이 어렵다”면서 “‘나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상담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지난 3월부터 전국의 보호관찰소 56곳이 담당하고 있는 상습 마약투약자들을 외부의 상담 전문가들과 연결시켜주는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울동부준법지원센터가 세 명의 상담 전문가를 위촉한 것도 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서울동부준법지원센터 신달수 관찰과장은 “그동안 마약 투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호관찰은 현장방문과 불시 소변검사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마약을 끊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외부 중독전문가를 위촉해 이들이 세밀하고 특화된 상담치료를 진행하면 재범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마약 중독 사슬 끊는데 기도의 힘 더해야죠”
입력 2017-05-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