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한 리스크’가 약화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기업 실적 호조가 맞물리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대형주 랠리에 올라타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그들만의 축제를 지켜보고만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14.23포인트(0.65%) 오른 2219.67로 장을 마쳤다. 연중 최고치로 장중엔 2229.74까지 올라 2011년 5월 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종가 기준 2228.96)를 넘어서기도 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303억원, 451억원을 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3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7거래일 연속 상승, 224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코스피가 이달 사상 최고치를 돌파해 2200선 안착을 시도할 것”이라며 “은행, 화학, IT 대형주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울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월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였다. 개인들이 1619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1위를 기록한 포스코는 4월 한 달간 8.1% 하락했다. 한국전력(-2.4%) 현대차(-8.6%) LG화학(-6.8%) 네이버(-6.43%)도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달 SK하이닉스(6.9%) LG전자(1.77%) 한국항공우주(10.76%) 신한지주(2.04%) 현대모비스(-7.69%)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현대모비스를 제외하면 모두 1개월 사이 주가가 올랐다. 기관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인 KB손해보험(21.1%) 롯데쇼핑(20.7%) 삼성전기(5.2%) 엔씨소프트(18%) CJ(7.5%)는 전부 올랐다. 개인의 정보 접근성, 시장 예측 능력이 떨어지는 측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공매도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삼성전자 종목에서도 개인은 과실을 누리기 어렵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296만여주로 전체 1억4000여만주의 2.1%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50%가 넘는다. 개인투자자들이 소액 자금을 투자하는 코스닥은 주도주 부재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3일 628.52로 마감했는데 이날 626.43으로 마감하며 횡보 중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랠리에 뛰어든다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의 상승 추세를 전망하고 있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코스피와 상대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는 거의 고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끝물’에 접어든 대선 테마주에 뒤늦게 뛰어드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관련주로 지목된 안랩, 다믈멀티미디어, 써니전자, 태원물산 및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테마주로 분류된 우리들휴브레인은 최근 한 달 사이 절반 가까운 하락률을 보였다. 5개 종목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1조원이 증발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세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의 테마주도 대선 5일 후면 하락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또 연중 최고치 경신한 코스피… 대형주 편승 못한 개인은 울상
입력 2017-05-0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