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독 가동 중단 논란 가열… 대선이 변수?

입력 2017-05-03 05:00

최근 2∼3년간 수주절벽을 겪은 조선 3사가 독(선박 건조 설비) 일부 매각을 검토하면서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내년까지 5000여명의 인력을 추가로 줄여야 하는 빅3는 재무 건전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대선 후보가 조선소 존치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조선 3사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6월 중순 군산조선소 가동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울산조선소 10개, 군산조선소 1개 등 총 11개의 독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은 현재 일감이 부족해 울산조선소 4∼5개 독의 가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군산조선소에 남은 인력 중 희망자에 한해 계열사인 영암 현대삼호중공업과 울산 현대미포조선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당초 군산조선소에는 700여명이 근무했지만 현재 남은 인력은 400명 정도다.

타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중공업은 육상 독 3개와 해상 독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해상 독 1개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5개 중 2개의 독을 내년까지 매각할 계획이다. 최근 3년간 3사 모두 수주 가뭄을 겪은 탓에 당장 만들 배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도 지난해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2018년까지 조선 3사의 독을 23%가량 줄이기로 한 바 있다.

다행히 업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는 624만6000CGT(표준화물선 환산 t수),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326만2000CGT,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325만6000CGT의 수주잔량을 기록하며 세계 1∼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주에서 실제 건조까지 이어지는 데 1년가량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바닥을 쳤던 지난해보다 올해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수주와 제작 간 시간차로 아직 개선 효과가 느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3사가 각자 구조조정에 매진하고 있지만 대선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국가 차원의 개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경우 신규 물량을 우선 배치해 군산조선소 존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대선 이후 조선 3사의 몸집 줄이기가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