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승부수가 통했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집단 탈당해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대선가도에서 원군을 만난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이 홍 후보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홍 후보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미 국민 의사로 단일화가 됐다”면서 “이제 승세로 돌아섰다”고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또 “TK(대구·경북) 민심은 바른정당의 모든 사람은 용서하지만 유승민 후보만큼은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대선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고립시키는 형태의 보수 후보 단일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 의사에 의한 단일화’라고 포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홍 후보는 ‘보수 대표선수’로 각인되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우파·좌파 이념 대결 구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홍 후보 측 인사는 “지지율이 급락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제 더 이상 우리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은 홍 후보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보수 세력과 이른바 태극기 민심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양다리 전략’으로 비쳐 양쪽으로부터 의심을 사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잭비님블 공연장에서 방송 프로그램 촬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로서는 (보수) 대통합이 돼서 대선에 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앙금이 있어 당 내부에서 좀 언짢아하는 분들이 있는데 보수 대통합이라는 차원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다시 들어오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친박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선 “이제는 친박이 없어졌는데 무슨 감정을 가지고 그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처음에 얘기했던 대로 대선 때는 지게작대기도 필요하다. 대선 때 네편 내편 가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단체의 항의시위 계획에 대해서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홍 후보 지지율이 최근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보수층을 충분히 흡수했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며 “홍 후보가 바른정당에 기대감이 있었던 PK(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층 지지를 추가로 흡수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그러면서도 “문 후보와 홍 후보 지지율 격차가 크기 때문에 판세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기획실장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홍 후보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문 후보 측 지지층이 더욱 결집하는 반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원군 만난 홍준표… 판세 미칠 영향은 ‘?’
입력 2017-05-02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