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은 미소가 매력적인 사람이다. 미국 중서부에서 250여명이 다니는 리디머교회를 이끄는 그는 훌륭한 리더여서 교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어느 날 8년 동안 사용했던 강대상이 거북해졌다. 성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데 낡은 강대상이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곧바로 작은 새 것으로 바꿨다. 그러자 성도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한 70대 성도는 데릭에게 “이단적인 일을 벌이신 겁니다. 창피하지도 않으세요? 재신임 투표를 해야 할 것 같네요”라고 쏘아붙이기까지 했다. 다음 주일 예배당에 들어간 데릭은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낡은 강대상을 원래 자리로 옮겨 놓은 것이다. 데릭은 울부짖었다.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
현재 북미 교회 열 곳 중 아홉 곳이 쇠퇴하거나 주변 지역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교회가 자기 지역에서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지금 이대로 가다간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높다.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데릭의 경우처럼 작은 변화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교인들이 변화라면 질색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기독교 자료 공급사 중 한 곳인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리서치’의 총재이자 교회연구가인 톰 레이너가 ‘위대한 교회’를 꿈꾸는 목회자와 장로, 집사 등 교회 리더들을 위해 쓴 책이다. 강대상 하나조차, 드럼 하나조차, 성가대 가운 하나조차 바꾸기를 거부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울 수 있는지 대화하듯 풀어낸다. 성장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책 속에 열쇠가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변화를 거부하는 성도들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입력 2017-05-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