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를 동서로 관통하는 제2산록로를 지나다 보면 핀크스CC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에서 안덕면을 향해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2㎞쯤 더 가면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방주교회(임장원 목사)가 나타난다.
제주도를 방문했던 기독교인이라면 한번쯤 들어봤거나 실제로 방문해 봤을 정도로 유명한 교회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건축돼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한다. 세계적 건축가인 재일교포 고(故) 이타미 준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교회 양 측면으로 나란히 연못을 만들었다.
이타미 준이 ‘제주의 바람과 건축의 만남’을 콘셉트로 설계한 방주교회는 2010년 한국건축가협회 대상을 수상한 걸작이다. 150명이 앉을 수 있는 아담한 본당에선 어디에 앉아도 창밖으로 제주의 자연을 볼 수 있다. 본당의 양 옆에 나란히 배치된 연못이 햇살을 머금고 찰랑거리는 모습과 제주의 바람이 갈대밭을 이리저리 흔드는 풍경을 내다보는 느낌이 일품이다.
교회 자체가 ‘명물’이다보니 평일에도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굳이 본당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제주의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방주교회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본당과 마주보고 있는 올리브 카페도 명소다. 햇살 좋은 날 카페에 앉아 있으면 눈이 부실 정도로 채광이 좋다. 커피 맛도 좋기로 유명하다.
주일에도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찾는 관광객들의 수가 적지 않다. 방주교회는 많은 손님들로 인해 생기는 어수선함을 피하기 위해 본당 안에선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예배 후에는 본당 지하에서 준비된 커피를 맛 볼 수 있다. 초창기에는 손님들에게도 점심식사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손님이 너무 많아져 식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 아쉽다.
교회 근처에도 또 다른 명소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본테박물관과 포도호텔이다. 둘 다 방주교회에서 쉬엄쉬엄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서귀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톡톡! 우리교회-제주 방주교회 예배당]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본당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해
입력 2017-05-03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