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로 이어지는 조건만남 경험이 있는 청소년 10명 가운데 7명은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채팅을 주요 창구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조장 웹사이트와 앱의 90% 가까이는 성인 인증 절차가 없어 청소년도 쉽게 접속 가능했다.
1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건만남을 가진 적 있는 청소년의 37.4%는 채팅앱, 23.4%는 랜덤채팅앱으로 상대를 만났다. 랜덤채팅앱은 불특정 상대와 채팅이나 쪽지를 주고받는 앱을 말한다. 채팅사이트(14.0%)를 합하면 74.8%가 온라인 채팅으로 조건만남을 가졌다.
성매매·가출 등 위기를 경험한 청소년 173명의 61.8%가 조건만남을 해봤다고 답했다. ‘갈 곳이나 잘 곳이 없어서’ 조건만남을 한 경우가 29.0%로 가장 많았고 ‘친구들이 하자고 해서’(16.8%) ‘타인의 강요에 의해’(13.1%) 순이었다.
조건만남으로 피해를 봤다는 청소년은 65.4%였다. 피해 사례로는 ‘돈을 적게 주는 경우’(72.9%) ‘콘돔 사용 거부’(62.9%) ‘임신·성병’(48.6%)을 들었다.
48.6%는 피해를 당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32.4%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꺼려져서’, 20.6%는 ‘처벌받을까봐 두려워서’라고 답했다.
소개팅·이성만남·랜덤채팅 등 키워드로 검색되는 웹사이트 108곳 가운데 성인 인증을 요구한 사이트는 15.7%에 불과했다. 68.5%는 성인 인증 없이 바로 접속할 수 있고 15.7%는 인증과 미인증의 중간형태인 ‘면책고지’를 했다.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이용할 수 없고 성인콘텐츠 제공이 합법인 외국 자료로 구성됐다’는 식으로 책임을 피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앱도 인증 없이 이용할 수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성매매 조장 앱 317개 가운데 본인 인증을 요구하지 않는 곳이 87.7%로 대다수였다.
여가부는 “아동 청소년 대상으로 성매매를 유인하는 랜덤채팅앱 모니터링을 활성화하고 신고포상금제를 적극 알리는 등 경찰청과 협력해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모바일 채팅앱, 청소년 조건만남 통로였다
입력 2017-05-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