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주님 눈으로 환자 바라보고 치료 도구로… 예배는 힐링이자 영적 재무장하는 시간”

입력 2017-05-02 00:09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기독간호사회 회원들이 지난 27일 병원 본관 6층 예배실에서 예배를 드린 뒤 포즈를 취했다.

“완전하신 나의 주. 의의 길로 날 인도하소서. 행하신 모든 일 주님의 영광. 다 경배합니다.” 지난 27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6층 예배실로 간호사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CCM ‘완전하신 나의 주’를 찬양하기 시작했다. 환자 가족들도 함께 앉아 찬양하고 기도했다. 간호사나 환자가족 모두 병구완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일까. 예배에 참여하는 표정이 진지했다.

예배실의 전면은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 있었다. 예배가 진행되는 내내 창밖의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로 스며들어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41병동과 71병동 간호사 12명이 한 특송은 오후의 나른한 분위기에 신선하면서도 경쾌한 쉼을 줬다.

특송을 마친 간호사들이 자리로 돌아가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원목 최은경 목사가 설교를 위해 강대상에 올랐다. 최 목사는 “여러분의 삶의 현장은 늘 긴장감이 감돌고 위험하며 힘들다”면서 “하지만 항상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의 인사인 샬롬을 통해 회복의 힘을 얻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샬롬을 되뇌면서 예수님의 평화를 삶에서 체험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예배가 끝나자 간호사들은 서둘러 근무처로 돌아갔고 기독간호사회 임원들만 잠시 시간을 냈다. 기독간호사회 회장 이은희(암병원 입원간호팀) 팀장은 이날 예배가 1985년 4월 19일 처음 드린 이후 1481번째라고 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간호사 중 15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기독간호사회의 구심점이 바로 이 목요예배다. 이들이 무엇보다 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이 팀장은 “3교대로 바쁘게 근무해야 하는 간호사들에겐 예배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큰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예배를 통해 기독간호사회를 운영하는 힘이 생기고 이웃을 돌보는 열정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목요예배는 격무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에게 힐링의 시간이자 영적 재무장의 순간”이라고 전했다.

기독간호사회는 미얀마 차드 카자흐스탄의 해외 선교지와 국내 개척교회 등 모두 여섯 곳을 후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원들은 회비를 각출하고 매년 설과 추석에 바자회도 연다.

예배와 봉사를 통해 기독간호사들의 신앙도 성장하고 성숙한다. 간호사 김지예씨는 “매일 근무를 마친 후 병원 안의 기도실로 달려가 조용히 십자가를 바라본다”면서 “늘 주님의 눈으로 환자를 바라보고 치료의 도구로 사용되길 원한다고 기도한다”고 고백했다.

기독간호사회 임원들에게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라는 답과 함께 주보에 있는 합심기도의 제목을 보여줬다. 기도제목들은 한결같이 ‘영적 부흥’과 맞닿아 있었다. 연세의료원과 간호국, 기독간호사회, 해외선교사, 간호사 등이 영적으로 부흥하길 간구하는 기도제목들이었다. 이들의 꿈은 소박하면서도 뜨거운 신앙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