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반도 위기 틈타 해상자위대에 非전시 ‘美 해군 함선 보호’ 첫 명령

입력 2017-04-30 20:58
일본 정부가 한반도 위기고조 상황을 틈타 해상자위대에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미군의 함선을 보호하는 임무를 처음으로 부여했다. 일본 자위대가 처음으로 평시에 ‘해군’ 흉내를 낸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30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해상자위대에 ‘무기 등 방호’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무기 등 방호’는 전시와 평시의 중간 상태인 ‘그레이존(gray zone)’ 상태에서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해 미군 등 외국 군대의 함선을 방호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지난해 3월 시행된 안보관련법(안보법)에 의해 가능해진 임무로, 일본 정부는 이 임무를 최초로 자위대에 부여해 안보법 시행 이후 계속해 온 ‘전쟁 가능한’ 군국주의 국가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이번 임무는 1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기지를 출항하는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가 처음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이즈모는 간토 앞바다의 미 해군 보급함과 합류해 시코쿠 앞바다까지 태평양쪽 해상으로 미군 보급함을 보호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를 받는 미 보급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경계하고 있는 미 태평양함대 항모 전단에 물자를 보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로 들어선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에도 물자를 보급할 가능성이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