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중 가장 미래지향적인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 로봇청소기다. 가전제품 중 유일하게 사람이 별도로 개입하지 않고도 스스로 맡은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탁기, 냉장고처럼 모든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이라고 하긴 어렵다. 사람이 직접 작동시키는 진공청소기에 비해 흡입력이 떨어지고, 구석진 곳은 청소를 안 하고 넘어가는 등 청소 만족도가 낮다는 이유로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전에 로봇청소기를 써보고 부정적인 인식이 생겼다면 삼성전자의 2017년형 ‘파워봇’은 생각을 바꿔줄 만한 제품이다. 파워봇의 장점은 무엇보다 강력한 흡입력이다. 삼성전자는 파워봇이 자사 다른 로봇청소기에 비해 흡입력이 40배에 달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써보니 묵직한 소리와 함께 먼지를 말끔하게 빨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로봇청소기가 구석진 곳은 제대로 청소하지 못하는데 반해 파워봇은 벽에 다가가면 잠시 머물면서 틈새에 있는 먼지까지 깨끗하게 처리했다. 삼성전자는 구석 청소 시 ‘오토 셔터’가 구석의 먼지를 한 번 더 쓸어주는 ‘엣지 클린 마스터’ 기능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파워봇은 기존 파워봇 제품보다 28% 얇아져 높이가 97㎜에 불과하다. 침대나 소파 밑도 자유롭게 다니면서 청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장애물을 피해 청소하는 기능도 이전보다 많이 똑똑해졌다. 파워봇은 ‘내비게이션 카메라’를 탑재해 집의 구조를 파악한 후 동선을 찾는다. 사각지대 없이 빠르게 청소할 수 있도록 스스로 최적의 길을 찾는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직선으로 오가며 청소를 한다. 중간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이를 피해 경로를 재설정한다.
파워봇은 1㎝ 정도의 얇은 두께의 장애물까지 민감하게 인식하는 ‘풀뷰 센서 2.0’를 장착했다. 과거 다른 로봇청소기들은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하긴 하지만 경로가 엉망으로 꼬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파워봇은 장애물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갈 길을 묵묵히 갔다.
과자부스러기나 머리카락 같은 게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곳이 있을 때는 ‘포인트 클리닝’ 기능을 이용해 편리하게 청소를 할 수 있었다. 리모콘으로 원하는 장소를 가리키면 파워봇이 와서 알아서 청소를 한다.
2017년형 파워봇에는 ‘엉킴 제거 브러시’가 적용돼 흡입된 머리카락과 먼지 등이 브러시에 엉키는 것을 막아줘 브러시에 끼어있는 이물질을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
파워봇은 스마트홈 기능을 이용해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청소를 지시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삼성 스마트홈 앱을 깔고 파워봇을 집안의 무선인터넷 네트워크에 등록해두기만 하면 된다. 한 번만 등록하면 야외에 외출했을 때도 앱으로 청소를 명령할 수 있다. 청소가 끝나면 자동으로 충전기로 복귀한다. 파워봇을 야외에서 작동시키면서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가까웠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로봇청소기 삼성 ‘파워봇’ 써보니… 흡입력 40배 쑤욱, 구석 먼지까지 싸악
입력 2017-05-0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