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대∼한∼민∼국!”
천년 고도인 전북 전주가 들썩이고 있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열기 덕분이다. 세계 축구 유망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U-20 월드컵은 오는 20일부터 6월11일까지 전주를 비롯한 수원, 인천, 천안, 대전, 제주 등 6개 도시에서 열린다. 전주에서는 역사적인 개막전과 개막식이 펼쳐진다.
마라도나와 피구, 메시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배출한 이 대회는 성인 월드컵 다음으로 규모가 큰 FIFA 주관 대회다. 축구 유망주들에게는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한 꿈의 무대이고 축구 팬들에게는 미래의 스타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대한민국 대표팀 역시 백승호와 이승우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참가해 1983년 멕시코 대회의 4강 신화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전주에서는 조별리그를 비롯 16강전과 8강전, 4강전 등 모두 9경기가 펼쳐진다. 대한민국팀이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하면 전주에서 16강 경기를 치른다.
U-20 월드컵 개막전은 전주에서
전주는 시민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대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개막전 유치에 성공했다. 개막전은 개최 국가의 이미지와 대회의 성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경기다. 개막전 유치는 전주가 대한민국 축구 수도임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꿈의 무대는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전주성은 K리그 전북 현대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녹색의 물결과 ‘오오렐레’의 흥겨운 노랫소리로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전주시는 개막전에서 전주의 함성과 열정,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 속에 새겨 놓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죽음의 조’로 쏠리는 전세계의 시선
“잉글랜드!” “와∼”
지난달 15일 경기 수원의 한 행사장 안이 잠시 술렁였다. 조 추첨식에서 아르헨티나에 이어 잉글랜드가 대한민국이 속한 A조에 편성되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최강국 아르헨티나와 종주국 잉글랜드,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와 한 조가 됐다.
‘죽음의 조’로 불리며 16강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대회 흥행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강호들끼리 맞붙는 빅 매치가 이어지면서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전주에 집중될 것이란 기대다. 대한민국의 개막전 상대는 아프리카 기니. 같은 날 앞서 열리는 최강의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맞대결은 최고의 흥행 카드다.
U-20 월드컵 성공 위해 전력
전주시는 이번 대회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모두 교체했다. 전광판을 바꾸고 필드 조명과 통신, 음향시설, 주차장도 정비했다. 세계 축구의 별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전주시는 대회 성공을 이끌고 국내외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도록 개막 전야제 성격으로 K팝 등 한류 프로그램과 불꽃놀이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대회 기간 밤시간 한옥마을에서 특별한 공연과 문화재를 즐길 수 있는 야행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기전 야간개장(금·토)과 야간상설공연(목∼토), 한옥마을 전통연희 퍼레이드(토요일) 등 색다른 볼거리도 준비했다.
문화축제와 공연 행사 등 다채
덕진공원에서도 워터스크린을 활용한 공연 등 각종 문화공연과 전주단오제, 비보이 그랑프리, 전주시립예술단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축구공 모양의 비빔밥도 만들었다. 축구비빔밥은 놋그릇 가장자리에 고명을 깔고 그 가운데에 축구공 모양 틀로 밥을 올린 형태다.
더불어 ‘제21회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오는 19∼21일 열려 전주를 찾는 선수단과 축구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30∼31일에는 전주덕진공원에서 단오 행사가 열린다. 창포물에 머리감기, 창포족욕체험 등과 함께 씨름대회, 민속놀이 겨루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준비됐다.
최락기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1983년과 2002년 4강 신화의 감동과 환희가 다시 한 번 전주를 찾아올 것”이라며 “함께 준비하고 함께 즐기자”고 말했다.
■ 김승수 전주시장
“전주 시민들의 열정 덕분에 이뤄진 경사 세계무대 올려 놓을 것”
김승수(48·사진) 전주시장은 축구 얘기만 꺼내면 “설렌다”고 답한다. 김 시장은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FIFA U-20 월드컵’ 개막전의 전주 개최는 시민들의 열정 덕분에 이뤄진 경사”라며 “전주에 이런 기회는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쉽지 않은 만큼 이번을 세계무대에 전주를 당당히 올려놓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U-20 월드컵 개최의 의미는?
“개막전과 개막식은 어느 도시에서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축구에 대한 열정과 대회의 상징을 담아낼 수 있는 열기가 있어야 한다. 전주는 자격이 있는 도시임을 인정받았다.”
-전주시의 준비 상황은?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와 전광판, 음향 등 시설을 대폭 개선했다. 대회 후 전북현대 축구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대회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데….
“개막일 티켓 3만 8800여석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 팔렸고 다른 경기 예매도 늘고 있다. 대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U-20 월드컵에 거는 기대는?
“대한민국이 속한 A조에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배정돼 전주에서 사실상 결승전 같은 경기가 열린다.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전세계 축구팬들이 몰려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대회를 통한 관광객 유치 효과는?
“전주한옥마을에 지난해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왔다. 대회를 계기로 전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전주 ‘어게인! 1983 4강신화’… 축제는 시작됐다
입력 2017-05-01 20:15 수정 2017-05-01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