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핵실험 땐 기분 나쁠 것”… 군사행동 배제 안해

입력 2017-04-30 17: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하면 기분이 나쁠 것”이라면서 “군사행동을 할지는 모르지만 두고 보자”고 말해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하면 나는 기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쁘지 않다는 게 군사행동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지켜보자”고만 말했다. CBS뉴스는 30일과 1일에 각각 방영될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중 일부를 미리 공개했다. 이를 인용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CBS뉴스의 존 디커슨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대북 압박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물었다. 디커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북한에 미사일을 쏘지 말라고 했는데 북한은 미사일을 쐈다. 압박이 작동되고 있는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을 쏘지 말라,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좋아하게 됐고, 존경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어제(29일) 발사한 미사일은 작은 미사일이다. 큰 미사일이 아니다. 핵실험도 아니었다. 핵실험은 사흘 전에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어나지 않았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은 30일 ‘페이스 더 네이션’과 31일 ‘CBS 디스 모닝’을 통해 각각 방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8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쐈다. 비록 실패했지만 중국과 시 주석의 바람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애틀랜타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2시간여 만에 성명을 내고 “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인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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