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초고층빌딩 국가 한국, 건물관리 업무 진화

입력 2017-05-01 05:01
고양터미널의 에스원 정용현 관리소장이 30일 열화상 카메라로 건물 내 특고압 변압기를 점검하고 있다. 정 소장은 공조, 전기 등 시설 관련 7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원 제공

나날이 고층화되고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 건물이 늘어나면서 건물 관리소장의 역할과 능력도 변하고 있다. 단순히 건물 입구에서 드나드는 차량과 사람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서 건물 내 장비 고장과 응급상황 등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관리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하 5층, 지상 7층으로 건축된 고양터미널의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에스원 정용현 관리소장은 7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공조·전기·보일러·승강기 등 모두 건물관리와 관련된 자격증이다. 아울렛과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이 건물에 들어서 있고, 그만큼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전문지식이 시설관리자가 가져야 할 필수덕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30일 “예전에는 오피스빌딩 위주의 계약처가 많아 관리 업무가 단순한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고양터미널처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빌딩이 많이 생기면서 여러 방면에 전문적 지식이 필요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건물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변모하는 중이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에 따르면 한국은 높이 150m 이상 초고층 빌딩을 201개 보유하고 있다. 중국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단순 시설관리가 아닌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부동산종합서비스를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보안업체 에스원은 2015년 8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블루에셋’이라는 부동산종합관리 브랜드를 통해 기획·매입부터 운영·매각·처분까지 건물의 생애주기를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핵심은 이를 현장에서 총괄 관리하는 건물관리 소장이다. 시설의 관리뿐만 아니라 인허가 제반업무, 임대관리, 비상상황 조치 등을 도맡는다. 에스원 관계자는 “손전등 들고 건물을 돌아다니는 관리소장의 이미지는 이제 옛말”이라며 “심폐소생술 같은 응급처치 자격은 기본이고, 각종 소방·전기시설 관련 자격증 취득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각종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매뉴얼과 시스템으로 관리소장의 업무를 뒷받침한다. 에스원이 보유한 상황별 대응 매뉴얼은 71개 항목 1222개에 이른다.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예방하기 위한 건물관리 시스템도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건물관리시스템 ‘스마트FM모바일’이 대표적이다. 모든 설비에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스마트폰으로 해당 설비의 과거점검 이력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에스원은 고양터미널의 수전설비, 공조기, 승강기 등 전체 400곳 설비에 QR코드를 부착해 관리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