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분야 TV토론] 한편 먹은 문재인·심상정?… 홍준표·유승민 비판에 공동전선 구축

입력 2017-04-29 01:16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안철수 국민의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부터)가 28일 서울 마포구 MBC 스튜디오에서 토론하기에 앞서 대선 투표 참여 피켓을 들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5당 대선 후보들은 28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2차 TV토론 곳곳에서 충돌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노동 유연성 문제와 복지 및 분배 정책 등에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뜬금포 질문’으로 상대 후보를 난처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념적으로 가장 반대편에 서 있는 홍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서로 감정을 숨기지 못하며 거친 공격을 주고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저는 말싸움을 잘 못하고 부족한 게 많다”면서 자신의 경제 정책을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문 후보는 심 후보와의 양자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는 노동 유연성 얘기를 했는데 우리나라가 노동 유연성이 없는 나라냐”고 말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가장 높다”면서 “홍 후보는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사는 분인 듯하다”며 화살을 홍 후보에게 돌렸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유승민 후보 비판에도 힘을 합쳤다. 문 후보가 심 후보를 향해 “유 후보께서 우리 쪽에 성장 방안이 없다고 했는데 중소기업 중심 경제, 신재생에너지, 4차산업혁명 공약 등 이런 게 성장 방안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동의를 구했다. 심 후보는 “지금 유 후보께선 전통적인 성장 개념만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후보는 지난 토론 과정에서 고압적 토론 태도를 보여 비판받았던 점을 의식한 듯 이번엔 상대방의 말을 끊는 등의 모습을 자제했다. 지난 토론에서 유 후보에게 “우리 정책본부장과 토론하시라”고 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문 후보는 “정책본부장과 토론하시라는 얘기는 사과드리겠다”며 “후보들은 큰 방향에서 토론하고 세부 수치나 토론은 정책본부장끼리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와 일본의 경제 정책에 대해 논쟁하던 중 갑자기 “안랩 주식은 왜 폭락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안 후보는 “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주식시장은 그 나름의 논리로 움직인다”고 답변했다. 홍 후보는 “안랩은 전임 정권을 죽 거치면서 정부 지원으로 큰 회사 아니냐”고 거듭 따져 물었고, 안 후보는 “저희는 민간 매출이 더 많다”고 일축했다. 홍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칼빈스호 함선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홍 후보와 심 후보는 토론 내내 양보 없는 난타전을 벌였다. 심 후보는 “사실 홍 후보와 말을 안 섞으려 했는데 토론 룰은 국민들의 권리이며 홍 후보의 ‘악(惡)선동’ 때문에 토론에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도 “나도 심 후보와 이야기하기 싫다. 할 수 없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자신의 강성 노조 공격을 강하게 비판하는 심 후보에게 “토론 태도가 왜 그러느냐”라고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문 후보는 “요즘 촛불을 배반하는 수상한 움직임이 있다”면서 “정권 연장을 바라는 적폐정치 세력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도 하고 적폐 세력을 포함한 통합정부를 바라는 후보도 있다”고도 했다. 유 후보는 “국민을 믿고 끝까지 간다”며 단일화 논의에 선을 그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