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장시호, 영재센터 책임 공방

입력 2017-04-28 18:18 수정 2017-04-28 20:53
“언니(최순득)가 유라랑 유주(정유라 아들) 키워준다고 해서 (거짓으로) 인정했어요.”(최순실)

“피고인이 인정하신 게 있으세요?”(장시호 변호인) “그건 묻지 마세요.”(최순실)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최씨 조카 장시호(38)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를 설립·운영한 주체는 상대방이라고 서로 떠넘겼다. 양측은 재판 마무리 단계인 피고인 신문에서도 언성을 높이며 상대를 비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시 김세윤) 심리로 28일 열린 영재센터 후원 강요 혐의(직권남용 등) 재판에서 최씨는 “조카하고 계속 법정에 나오게 돼 괴롭다”며 “장씨와 쇼트트랙 메달리스트 김동성씨가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일이라 도와줬을 뿐인데 형사상 책임을 제가 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 당시 언니 순득씨와의 대화를 또다시 거론했다. 최씨는 “언니가 ‘넌 오래 (교도소에) 있으니까 유라랑 유주를 키워주겠다’고 했다”며 “당시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알겠다고만 했는데, 나중에 장씨가 ‘이모가 다른 말을 했다’며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장씨 측은 최씨를 향해 “죄가 없다면 언니가 그렇게 말할 때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쏘아붙였다.

재판부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공범 관계로 기소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심리가 끝나는 시점에 장씨 등을 함께 선고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부터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피고인들의 석방 문제는 추가 기소 여부, 증거 인멸·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구속기간은 다음 달 20일까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