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프전 쥐고 흔드는 간 큰 신인들

입력 2017-04-28 20:58

프로농구(KBL) 루키들이 챔피언결정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박재한과 서울 삼성의 천기범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코트 위의 사령관’으로 불리는 포인트가드의 중책을 맡았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우승컵의 주인공이 달라진다고도 볼 수 있다.

173㎝의 단신인 박재한은 빠른 스피드와 신인답지 않은 당돌한 플레이를 펼치며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떠올랐다. 그는 정규리그 때 경기당 평균 9분가량 출전했다. 울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선 18분 이상 뛰며 출전시간을 2배 늘렸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외국인선수 키퍼 사익스가 발목부상으로 결장한 탓에 무려 27분 이상을 소화 중이다.

박재한은 큰 무대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26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는 4쿼터 승부처에서 역전 3점포를 터뜨렸다. 경기 종료 1분여 전에는 스틸과 공격자 반칙을 이끌어내는 재간도 보여줬다.

삼성의 ‘젊은 피’ 천기범은 사실상 박재한을 봉쇄하기 위해 나왔다. 삼성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10경기나 치렀다. 노장 주희정과 김태술의 체력 부담이 적지 않다. 키가 186㎝인 천기범은 박재한과의 매치업에서 장점을 갖는다.

천기범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선 평균 17분 이상 뛰었다. 경기당 4.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저돌적인 돌파로 득점을 곁들이고 있다.

다만 두 선수는 경험 부족으로 경기 후반 실책성 플레이를 범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없지 않다. 박재한은 챔피언결정전에서 경기당 평균 턴오버 2.3개, 천기범은 1.3개를 기록 중이다. 코트의 사령관으로 자리잡은 이들이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팀의 승패가 갈릴 수 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