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이 내년부터 초등학교 학생 평가에서 객관식을 전면 폐지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김석준 부산교육청 교육감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엔 창의융복합형 인재가 요구된다”며 “부산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308개에서 치르는 시험의 객관식 문항 출제를 금지하고 서술·논술형만 출제하도록 지침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지금과 같은 사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은 암기식·주입식 수업을 고착시켜 왔다. 이런 교육으로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어렵다.
객관식 시험을 폐지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획기적인 일이다. 교육 현장에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당장 서술형 문제에 대한 객관적 채점 기준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교사들의 수업 방식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 논술이나 독서 등 사교육 의존도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학부모들은 다른 시·도에 비해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객관식보다 주관식 평가를 통해 논리적 사고와 생각하는 힘을 키우겠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올바른 방향이다.
부산교육청은 오는 6월부터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9월부터 시범학교 10곳을 운영하기로 했다.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수도 실시한다고 한다. 객관식 시험 폐지에 따라 예상되는 여러 부작용과 문제점들을 충분히 보완해서 새로운 교육 혁명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교육 실험은 다른 시·도들이 따라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고교에서도 연속성을 갖고 창의적 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과정이나 평가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겠다. 지금 같은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사교육 광풍으로 ‘붕어빵 인재’만 찍어낸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사설] 부산교육청의 초등생 객관식 평가 폐지 신선하다
입력 2017-04-28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