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당장 요격 가능”… 배치 하루 만에 ‘실전’ 모드

입력 2017-04-28 05:00

경북 성주 골프장에 전격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가 배치 하루 만에 실전 운용 상태로 전환됐다. 성주 골프장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한·미가 (사드) 일부 전력을 배치한 것은 북한이 도발하면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야전배치 상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야전배치 상태’란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기에는 추가적인 장비 도입과 시설 정비가 필요하지만, 현 상태에서도 북한 미사일 요격이 가능해 사실상 실전 운용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문 대변인은 “연내 완전한 작전 운용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사드 실전 운용을 서두른 것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신속한 대비태세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군은 올해 들어 스커드-ER, 북극성 2형 등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해온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빠르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성주 골프장에는 현재 사드 핵심장비인 X-밴드 레이더(AN/TPY-2)와 사격통제장비, 2기의 발사대가 배치돼 있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로 운용되지만 2기만으로도 초기 작전운용은 가능하다. 태평양 미군기지인 괌 사드 부대에도 발사대 3기만 배치돼 있다. 주한미군은 나머지 발사대 4기도 조만간 성주 골프장으로 반입할 예정이다. 사드 포대는 미8군 35방공포여단 소속인데, 운용은 사드 포대 운용 경험이 있는 미군 요원들이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올 것으로 알려진 요원들은 6개월 또는 1년 단위 등으로 성주에서 순환 근무할 예정이다.

북한 미사일 요격에 대한 정보는 오산 공군기지에 설치된 K2 작전운용본부와 공유될 예정이다. K2 작전운용본부는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요격하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통합 운용하는 곳이다. 문 대변인은 “한·미가 K2 작전운용본부에서 방공 관련 연합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사드 체계 운용을 위해 수백 차례 시뮬레이션을 실시했으며 북한 미사일의 핵·화학탄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상 10∼12㎞ 이상 상공에서 파괴하는 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의 요격고도는 40∼150㎞이지만 이보다 낮은 고도에서도 적 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사드 배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오전 9시부터 약 25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사드 배치와 군사 대비태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날 통화는 맥매스터 보좌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의 셈법 변화와 추가적인 도발 억제를 위해 중국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하에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