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가 총액 300조 돌파

입력 2017-04-27 18:09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 강민석 선임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 결정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300조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고점 돌파를 눈앞에 둔 코스피지수는 3일째 연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선전에도 지수는 강보합 마감에 그쳤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만2000원(2.43%) 오른 21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20만원을 뛰어넘기도 했다. 지주사 전환 철회에 따른 실망감에 장 초반 210만원 아래까지 내려갔지만, 약 5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발표에 급상승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주식 수가 적어지면서 기존 주식 가치는 오른다. 지주사 전환 기대감이 사라진 삼성물산(-6.84%)과 삼성SDS(-6.48%)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역사적 최고점에 근접한 코스피지수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날보다 1.62포인트(0.07%) 오른 2209.4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가는 2011년 5월 2일의 2228.96이다.

코스피지수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보였다. 전날보다 6.12포인트 떨어진 채 출발해 오전 내내 하락장에 머물렀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내고, 개인이 이를 받아내는 장세가 이어졌다. 개인은 최근 닷새간 1조5000억여원을 팔았지만 이날 1548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은 1630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상승으로 반전해 간신히 2200선을 지켰다. 외국인은 8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잇따라 연중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고 있지만, 삼성전자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에도 삼성전자를 568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4월 29일(124만5000원)과 비교해 1년 만에 100만원 가까이 뛰었다. 개인이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상승분을 제외하면 코스피지수는 사실상 횡보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분석이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코스피지수가 올라도 내 주식 계좌는 파란색(하락)”이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