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삼성이 프로야구 사상 첫 100패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2010년대 초반 통합 4연패의 왕조를 일궜던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초 부진이 심상치 않다. 일찌감치 꼴찌로 떨어진 가운데 반등의 여지마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창단 첫 꼴찌를 넘어 역대 최저 승률과 첫 100패팀이라는 오명까지 쓸 가능성마저 솔솔 나오고 있다.
삼성은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리그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마운드가 무너지며 9대 16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삼성은 7연패를 당했다. 지난 16일 롯데전에서 승리를 따낸 뒤 11일째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벌써 7연패를 두 번이나 당하며 3승18패2무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로 처져 있다. 삼성이 현재까지 챙긴 3승은 다승 공동 1위인 류제국(LG), 헥터 노에시(KIA), 제프 맨쉽(NC)이 거둔 5승보다 적다. 이에 일부 팬들은 삼성을 ‘삼승’ 라이온즈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시즌 개막이 채 한 달도 안됐지만 삼성은 1위 KIA와는 13경기, 바로 위인 공동 8위(한화·넥센)와도 6경기나 차이가 난다.
상황이 이러자 삼성이 프로야구 최악의 기록들을 다시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역대 구단 최저승률은 1982년 삼미가 기록한 0.188(15승65패)이다. 삼성의 승률은 0.143까지 떨어졌다. 아직 시즌 초이긴 하지만 현재 삼성의 분위기 상 이 기록을 깨지 말란 법이 없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패는 1999년과 2002년 쌍방울과 롯데가 세운 97패다. 당시 팀당 총 경기 수는 128경기로 현재보다 16경기가 적었다. 삼성의 현재 승률을 대입해보면 올 시즌 성적은 21승123패다. 또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유일하게 단 한 번도 꼴찌를 해본 적이 없다.
삼성의 추락은 투타 성적표에서 그대로 반영된다. 팀 평균자책점이 5.55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팀 타율은 0.249로 9위다. 개인 타율·평균자책점 10위 중 삼성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타율이 가장 좋은 김헌곤(0.321)은 이 부문 15위에 머물러 있다. 재크 페트릭이 삼성 내에서 가장 평균자책점(3.62)이 좋지만 전체 투수 중 18위다.
사실 시즌 시작 전부터 삼성이 인색한 투자와 더딘 유망주 성장으로 상위권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여기에 1선발 앤서니 레나도와 주전 유격수 김상수, 자유계약선수(FA) 우규민의 부상, 외인 타자 러프의 부진이 이어졌다. 계속된 패배로 팀 사기까지 떨어진 상태다.
반면 KIA는 3연승을 거두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또 천적으로 군림했던 삼성을 상대로 2009년 8월 2일 이후 7년 8개월, 일수로는 무려 2825일 만에 3연전을 싹쓸이(스윕)하는 기쁨도 맛봤다.
NC는 kt에 3대 0으로 승리하며 3연전을 싹쓸이했다. 파죽의 9연승을 내달린 NC는 KIA에 1.5경기 차 뒤진 2위를 유지했다. NC는 KIA와의 주말 3연전 맞대결 결과에 따라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27일 프로야구 전적]
△두산 3-7 넥센 △SK 2-4 LG
△한화 6-1 롯데 △삼성 9-16 KIA
△kt 0-3 NC
2010년대 초반 통합 4연패 왕조였는데… 삼성, 프로야구 최초 시즌 100패 팀?
입력 2017-04-27 17:50 수정 2017-04-28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