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신경락한의원 조병준 원장의 해독이야기] ⑪ 내가 먹은 음식이 내 몸이 된다

입력 2017-04-27 19:57
조병준 신경락한의원 원장이 병원 진료실에서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식생활 습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 원장은 빵 과자 튀김 청량음료 등은 소화·흡수·배설 과정에서 몸에 독소를 남긴다고 설명한다. 신경락한의원 제공

올해 마흔인 김모 목사는 급격히 체중이 증가한 뒤 만성피로를 호소하며 찾아왔다. 키 165㎝의 비교적 단신이어서 20대에는 57kg의 체중을 유지했다고 한다. 그는 일반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다시 신학을 전공했고, 부친이 개척한 교회의 청년부를 담당해 사역 중이었다. 청년사역을 하다 보니 칼국수 라면 빵 같은 밀가루 음식과 치킨 등 튀김류, 믹스커피 등 가공식품을 청년들과 즐겨먹게 됐고 과식도 하게 되었다. 급기야 체중이 87kg까지 증가하면서 건강이상증후군이 나타났다. 충분히 잠을 자고 쉬어도 피로는 풀리지 않았고, 뒷목 어깨 무릎 허리 등의 통증을 심했다. 병원 검진 상 목뼈 석회화가 진행된 목디스크 진단과 오른쪽 무릎의 십자인대 파열, 지방간 진단도 받았다. 조금만 무리하면 편도선이 자주 부었고 손발이 저리기도 하며 소변도 깔끔하질 않아 옷에 잘 묻게 된다고 했다. 가슴이 뻐근해지는 통증도 있었으며, 집중력도 일에 대한 열정도 떨어진다 했다.

자동차가 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것처럼 사람은 음식을 연소해 에너지를 얻는다. 고급 연료를 써야 하는 고급 자동차에 저급 연료를 쓰면 내연기관에 불연소물이 쌓여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을 자동차로 비유한다면 매우 예민하고 성능이 좋은 고급 자동차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급 휘발유처럼 불순물이 없는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저급 휘발유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은 대사기관에 이상을 일으키는 걸 방치하는 셈이다.

음식은 신체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몸의 세포를 구성하는 재료다. 따라서 무엇을 먹는가는 건강에 너무도 중요한 척도가 된다. 지난 6개월간 먹은 음식이 지금의 내 몸이고 앞으로 6개월간 먹을 음식이 앞으로의 내 몸이 된다. 음식이 불량하면 몸의 세포, 조직, 기관이 불량재료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불량자재로 지어진 건물은 쉽게 부서지고 무너진다. 따라서 좋은 자재에 해당하는 좋은 음식을 먹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빵 과자 튀김 음료수 등은 소화·흡수·배설 과정에서 독소를 남기게 되고, 배출 되지 않은 독소는 주로 지방 형태로 몸에 축적된다. 과다축적 지방은 끊임없이 염증물질을 배출하고 이 물질은 혈액을 엉기게 하고 혈관을 경화시킨다. 그래서 신체 여러 곳에서 말초모세혈관순환장애를 야기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화학비료에 의해 토양이 달라져 이전에 먹던 사과 한 개의 영양을 섭취하게 위해 지금은 25개의 사과를 먹어야 된다는 보고도 있다. 맛있게 먹고 배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식생활의 경영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한 시대다.

김 목사에게 음식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오랜 시간 설명했다. 필자는 환자와의 많은 대화를 치료 포인트로 잡는다. 설명을 통해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을 바꾸고 식생활 습관이 변하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가공식은 철저히 피하고 자연식 위주 식사를 하되, 소식에 힘쓰고 간식 야식은 삼가기로 했다. 치료기간 동안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기르고, 다시 질병에 노출되지 않는 몸을 만들기 위해 한약과 효소로 몸을 관리하기로 했다. 한약은 몸의 불균형을 찾아 해소해 병리적인 부분을 해결하는 데 탁월하다. 그러나 탕전하는 동안에 효소가 소멸된다는 단점이 있다. 효소는 생명의 에너지라 할 수 있는데 현대인은 효소 부족으로 해독·면역·대사 기능이 저하돼 만성피로와 질병에 노출된다.

한약을 통해 병리현상을 개선하며 효소로 생명력이 높아지게 하면 해독이 돼 여러 가지 난치성 질환이 개선된다.

김 목사에게 해독은 매우 중요해 리모델링과 같다고 설명했다. 40년간 살아온 집의 쓰레기와 먼지를 깨끗이 청소하고 도배하는 것과 같다고 이해시켰다. 그는 해독 치료를 통해 첫 달에 지방만 7.4㎏, 다음달에 3.6㎏. 셋째 달에 3.1㎏을 감량했다. 체지방이 3개월간 총13.1㎏이나 줄어들면서 건강이 확 좋아졌다. 피로가 사리지고 혈색이 달라졌으며, 대변량이 늘어나고 소변이 힘 있게 나오고 깊은 잠을 자게 됐다. 각종 통증 역시 사라지고 집중력이 높아져 목회자로서의 열정도 생겼다고 한다. 한의사로서 보람이 넘치는 순간이다.

김무정 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