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만 웃었다… 예금금리 묶고 대출금리 올려

입력 2017-04-26 18:41
예금금리는 제자리인데 대출금리는 득달같이 올랐다. 3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1.99% 포인트로 올 1월(2.00% 포인트)을 제외하고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대금리 차이를 확 벌린 은행들은 덕분에 사상 최고 수준의 1분기 실적을 거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신규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49%로 2월과 변함없었다. 이와 달리 가계대출금리는 연 3.43%로 전월보다 5bp(1bp=0.01% 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알짜 수익의 기반인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3.21%로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때문에 대출금리에서 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 차이는 3월 중 신규 기준 1.99% 포인트로 2월 1.96% 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잔액을 기준으로 한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도 2.26% 포인트로 역시 전달에 비해 3bp 상승했다.

은행업은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스프레드)를 먹고 사는 산업이다. 지난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했고, 이는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됐다. 반면 넘쳐나는 부동자금 덕에 은행들로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어 수신금리를 높일 이유가 없었다.

1344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때문에 금융 당국의 리스크 관리 강화 방침이 하달되면서 은행별로 대출 총량을 제한한 것도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은행권 대출 총량 자체가 줄면서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 벌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스프레드는 결국 1분기 은행권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의 배경이 됐다. 2001년 금융지주 설립 이래 1분기 최고 실적을 낸 신한금융을 비롯해 KB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모두 전년 동기보다 12∼60% 순익이 급증했다. 예대금리 차이에 기반한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역시 4∼7bp 올랐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