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의 대선 후보들이 25일 열린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TV토론회에서 중도·보수 단일화 문제와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위기, 일자리 창출 공약 등을 놓고 격돌했다. 후보들은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2시간50분간 진행된 토론에서 기존 토론회가 감정싸움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정책 경쟁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바른정당이 의원총회에서 3자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데 대해 “적폐 연대”라며 각 후보에 의견을 물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무슨 이유로 묻는지 모르지만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100번도 넘게 말했다”고 부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바른정당이 한번 살아보려 하는 게 아니냐. 생각도 없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며 유 후보의 완주를 당부했다.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법을 놓고는 문 후보와 홍 후보, 유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정부는 참담하게 안보에 실패했다”며 “유 후보와 홍 후보를 가짜 안보세력이라고 규정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이명박·박근혜정부 10년간 안보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북한에 흘러들어간 돈으로 핵실험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는 “거꾸로 묻겠다. 우리의 북핵·미사일 방어체계는 ‘킬체인’인데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10년간 이를 연기했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다시 “문 후보는 사드(THAAD) 배치도 반대하는데 사드는 한·미동맹의 상징”이라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미국이 그렇게 무시할 수 있는 나라를 누가 만들었냐. 미국을 오로지 추종만 하니까 우리와는 협의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부끄러워하시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의 일자리 공약을 파고들었다. 유 후보는 “공공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는 공무원 수를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것 아니냐”며 “소요 예산이 21조원이라고 하는데 직접 계산해 봤냐. 직접 채용인원 17만4000명을 9급 공무원 초봉으로만 계산해도 21조원이 넘는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9급 공무원 초봉이 아니라 7급 7호봉으로 계산했다”며 “우리 정책본부장과 토론하시라”고 맞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홍 후보의 뉴딜 정책에 대해 “청년 일자리 110만개 만든다는 것인데, 국가주도형 아니냐”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정부 재정투자는 최소화하는 게 맞다”면서도 “(실행은) 기획재정부에서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하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준구 허경구 기자
文 “3자 후보 단일화는 적폐연대” 安 “안 한다고 100번 넘게 말했다”
입력 2017-04-26 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