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 청춘의 패기… “인기? 돈? 우리 모토는 멋진 음악”

입력 2017-04-27 00:00
앨범 발매 이튿날인 25일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쓴 밴드 혁오. 왼쪽부터 멤버 임동건 이인우 오혁 임현제. 두루두루amc 제공
밴드 혁오는 음악적 색깔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6곡씩 들어간 두 장의 EP음반만으로 이뤄낸 성취다. 데뷔한 지는 이제 불과 2년 반. 1993년생 동갑내기 네 멤버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그들은 지금, 청춘이기에.

“저희의 현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난 이제 어떡하지’인 것 같아요.”

팀의 리더이자 보컬을 맡고 있는 오혁의 말이다.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디 뮤지엄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23’(사진)음감회에서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 밴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서를 마무리하고자 했다. 이전과 같이 공허하고 염세적인 느낌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신보에는 총 12곡이 수록됐다. ‘23’이란 앨범명에서 짐작되듯 주제는 ‘청춘’이다.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경쾌함은 찾아볼 수 없다. 전반적으로 침잠하는 정서가 깔려있다. 외로움 슬픔 허탈감 좌절감 혼란스러움 등의 감정들이 뒤엉켜있다.

“‘유스’(Youth·청춘)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봐요. 청춘 그 자체는 찬란하고 빛나지만, 반대로 흘러가버리는 순간이기도 하죠. 그 안에서 불안해하고 방황하며 길을 찾으려하는 우울한 청춘의 모습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타이틀곡으로는 2곡을 골랐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우리를 위한 송가’라는 설명을 붙인 ‘톰보이(Tomboy)’와 방황하는 젊은이의 심경을 노래한 ‘가죽자켓’이다. 전곡 작사·작곡을 도맡아 한 오혁은 “개인적인 슬럼프가 와서 6개월 정도 작업을 쉰 적이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곡에도 자연스럽게 우울한 무드가 묻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년간의 작업을 거치며 앨범에는 임동건(베이스) 임현제(기타) 이인우(드럼) 등 멤버들의 의견도 어우러졌다. “항상 같이 작업을 하니까 옆에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받죠.”(임현제) “한두 달 정도 합숙을 했었는데 넷이 종일 붙어있다 보니 사운드 표현이 더 풍부해지더라고요.”(임동건)

‘아는 사람만 알던’ 혁오가 명실상부한 인기 밴드로 거듭난 데에는 2015년 MBC ‘무한도전’ 출연 영향이 컸다. 오혁은 “처음엔 ‘인기란 게 좋긴 좋구나’ 싶었다”며 “그런데 점차 ‘이제 어떤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하나’ 복합적인 고민이 밀려왔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 ‘상업적인 성공만을 좇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애초에 우리 넷이 모인 이유는 ‘돈 많이 버는 록스타가 되자’는 게 아니었거든요. 우리 모토는 ‘멋있고 재미있는 음악을 열심히 오래 하자’는 것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