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安·洪·劉 단일화하자”… 劉 “나는 거부하겠다”

입력 2017-04-25 17:57 수정 2017-04-26 02:03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집권 이후의 통합정부 구상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주호영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이 국회에서 안철수(국민의당)·홍준표(자유한국당)·유승민(바른정당) 후보 단일화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시스

바른정당발(發) ‘반(反)문재인 후보 단일화’가 2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부상했다. 바른정당은 24일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안철수(국민의당)·홍준표(자유한국당)·유승민(바른정당) 후보의 ‘3자 원샷 단일화’를 추진키로 결정했다.

바른정당 원내대표인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25일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과 제가 양당(국민의당·한국당)의 책임있는 분들에게 의총 논의 결과를 설명하고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을 적극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 후보의 입장이 다 달라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3당 모두에 후보 단일화 추진세력이 있어 막판 대반전에 대한 기대감도 없지는 않다.

바른정당 의원 31명과 한국당 김현아 의원 등 32명 의원들은 24일 오후 7시20분부터 25일 0시20분까지 5시간 동안 ‘심야 마라톤 의총’을 열었다.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은 회의 말미에 “안철수·홍준표·유승민 3자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유 후보가 “단일화를 요구하세요. 그러나 저는 거부하겠다”고 반대했다. 유 후보는 주 원내대표를 향해 “어떻게 후보도 모르게 (한국당과) 단일화 협상을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주 원내대표는 “전쟁 중에도 협상을 한다는데, 예전에 한솥밥 먹던 사람들이 만나자는 데 그럼 안 만나느냐”며 “시시콜콜한 것도 다 후보에게 전달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의총은 갈라졌다. 권성동 의원은 “바른정당 의원 33명의 마음도 못 얻는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한다는 거냐”고 유 후보를 비판했다. 이진복 의원은 “정당 생활 40년 만에 후보가 이렇게 의원들을 무시하고 적대시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지역 조직이 와해되고 있어 바른정당이 존폐 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새로운 보수를 하자면서 옛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나왔는데 정치공학적 사고로 후보를 흔들어서 되겠느냐” “바른정당 33명의 의원 중 11명 의원이 유 후보의 완주를 원하고 있다”는 반론들도 쏟아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유 후보는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유 후보 측은 “당에서 하겠다니 말리지는 않겠지만 반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와 유 후보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어 바른정당의 내분은 심화될 전망이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도 3자 단일화 논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후보 선대위의 김유정 대변인은 바른정당의 제안에 대해 “검토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여러 당이 참여하는 ‘통합내각’을 공론화하면서 연대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홍준표 후보는 유 후보와의 보수 후보 단일화에는 적극적이지만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대위의 박광온 공보단장은 “탄핵반대 세력과 손잡는 반민주·반국민·반역사 연대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