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리스크 줄자 코스피 6년 만에 2190선 뚫었다

입력 2017-04-25 18:46 수정 2017-04-25 21:52
북한 인민군 창건 85주년인 25일 코스피가 23.11포인트 오른 2196.85로 마감, 연중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6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2011년 5월 2일의 2228.96)에 바짝 다가섰다. 북한의 별다른 도발 움직임이 없는 데다 수출 호조,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커지면서 지수가 크게 올랐다.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된 전광판을 뒤로하고 딜러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코스피가 25일 연중 최고치를 돌파하며 6년 만에 2190선을 회복했다. 사상 최고치 달성까지 약 30포인트 남겨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11포인트 오른 2196.85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1.96포인트 오른 채 출발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오전 중에 2180선을 깼고, 파죽지세로 2190선마저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2011년 5월 3일 2200.73으로 장을 마친 후 한 번도 종가기준 2190선을 넘어서지 못했었다.

북한의 인민군 창건 기념일인 이날 별다른 도발 움직임이 없자 외국인의 대량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현지시간으로 24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투표 후보가 확정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6514억원을 쏟아부었다. 나흘 연속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순매수 행진’을 벌였다. 반면 기관은 2180억원, 개인은 3674억원을 팔았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3.54% 뛴 213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증권업(2.5%), IT하드웨어(2.0%), IT소프트웨어(1.5%), 운송(1.2%) 등 전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작성하는 게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코스피지수 역대 최고치(종가 기준)는 2011년 5월 2일 기록한 2228.96이다. 장중 기준 최고가는 같은 해 4월 27일의 2231.47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고 상장기업 실적 호조가 이어지는 등 충분히 추가 상승 가능한 기초체력을 갖췄다고 본다.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앞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세계경제 개선에 힘입어 국내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보증권 김형렬 매크로팀장은 “안보 리스크는 정점을 지났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 리스크는 수출과 내수 등 다양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진행된 상장기업 실적 결과는 ‘흥분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올여름 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외국인 매수세는 긍정 요인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두언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이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등 수급이 좋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5원 내린 1125.4원에 마감했다. 지난 5일 이후 약 3주 만에 최저치다.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부양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도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핵잠수함이 부산항에 입항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건 여전히 걸림돌로 남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사진= 윤성호 기자,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