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달라진 것 없다” 단호

입력 2017-04-25 18:04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성평등 정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최현규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25일 “기존 입장에서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당내 단일화 압박을 일축했다.

유 후보는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성평등 정책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완주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했다. 그는 단일화 논란이 향후 선거 전략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바른정당 마라톤 의원총회에서 유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키로 의견이 모였지만 유 후보는 동참 의사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단일화의 한 축인 유 후보가 독자 완주 의사를 강하게 피력함에 따라 단일화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간담회에서 ‘돼지 흥분제’ 파문을 일으킨 홍 후보를 직격하며 여심(女心)을 공략했다. 그는 “돼지 흥분제를 먹인 강간미수범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이런 세상에서 누가 성폭력을 얘기하겠느냐”고 운을 뗐다. 홍 후보의 자격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이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정부 법안제출권을 이용해 성폭력에 대한 형량만큼은 대폭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또 “저출산 문제는 ‘돈 줄 테니 아이 낳아라’는 식의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을 밑바탕에 깔고 그 기초 위에 어떤 정책을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육아휴직 3년법’ ‘칼퇴근법’ ‘돌발노동 금지법’을 10대 공약 중에서도 가장 먼저 발표했을 정도로 저출산 문제에 관심이 많다.

유 후보와 가까운 이학재 의원과 정용만 남호균 박병훈 원외위원장은 지난 22일 유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국토대장정길에 올랐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하루 35∼40㎞씩 16박17일간 총 582㎞를 걷는 여정이다. 유 후보도 유세 일정을 조정해 일부 구간에 합류할 예정이다. 유 후보 측은 “유세차에서 내려다보는 유세 대신 좀 더 현장으로,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