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를 보면 성경 스토리가 사실임을 알 수 있어”

입력 2017-04-26 00:00
야히엘 레이터 실로재발굴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실로는 법궤가 있던 곳이라고 성경에 기록돼 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한 후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법궤를 빼앗길 때까지 실로는 이스라엘 역사의 구심점이었고 정치·군사적 중심지였다. 엘리 대제사장과 사무엘도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32㎞ 떨어진 이곳에 살았다.

실로를 고고학적으로 연구하고 관광지로 개발하는 이스라엘 실로재발굴위원회 야히엘 레이터(Yechiel Leiter·57) 위원장을 지난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레이터 회장은 “실로는 이스라엘의 중요한 유적지요 여행지”라며 “한국인들, 특히 한국교회 성도들을 초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로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고고학적이든, 관광을 위해서든, 이스라엘을 이해하기 위해서든 중요한 것은 실로에 실제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터 회장은 “성경이 진실하다는 것은 이미 증명돼 있지만 실로에 와 보면 성경에 나오는 실로가 실존하고 성경 스토리가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실로에선 고고학자들의 발굴을 통해 와인 주조장 유적도 발견됐는데 이를 통해 당시 경제활동이 활발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적으로도 실로는 중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로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면서 “이스라엘 민족이 실로에 있는 사무엘에게 찾아와 왕을 세워달라고 했을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의 의견을 반영해 실제 왕을 세우도록 했다”고 말했다.

실로에서는 마라톤 행사도 자주 열린다. 레이터 회장은 “이스라엘 병사가 에벤에셀 전투의 패전 소식을 엘리에게 전하기 위해 달려온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도 성지순례객이 실로를 찾아오곤 했지만 개발이 미흡해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지난해 실로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000여명이었는데 올해는 더 많은 이들이 찾아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안전에 대해 묻자 그는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자 지인들은 북한 때문에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며 “하지만 지금 이렇게 평화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이스라엘도 평화롭고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레이터 회장은 정치인이자 사업가다. 그는 2005년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보좌관을 지냈다. 지금은 개발도상국에 기술컨설팅을 해주는 기업인 베레스타의 대표다. 평소 실로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스라엘 관광청의 제안으로 2009년부터 실로재발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