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 이진형 사무총장 “기후변화 시대 대응하는 신학 정립해야”

입력 2017-04-26 00:02

“하나님은 인간만을 위해 지구를 설계하지 않았습니다. 기후변화 등 환경의 위기에 대응하는 신학이 정립돼야 합니다.”

서울 중구 장충단로 경동교회(채수일 목사)에서 지난 22일 열린 한국선교신학회 학술대회에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진형(사진) 사무총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본 개혁의 과제’에 대해 발표한 이 사무총장은 “미국의 역사가 린 화이트의 주장처럼 기독교 신학은 인간중심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특별한 존재로서의 인간, 자연을 정복하고 지배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역사의 주인공 인 인간만이 신학의 주체였고 자연은 인간의 특별함을 드러내는 대상으로 여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가 창조세계 안의 다른 생명의 존재와 죽음에 무감각해진 것이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시대의 신학이란 멸종 위기를 맞는 열대우림의 개구리, 공장식 축산농장에서 도축되는 닭, 유전자조작을 통해 살충성분을 품고 자라는 옥수수, 댐으로 막혀버린 강, 관광개발을 위한 케이블카 설치로 만신창이가 돼버린 산 등 생명 전체를 아우르는 신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은 생명 전체의 존재 이유를 밝히는 물리학 생물학 생태학 지질학 기후학 등과 진지하게 교류해야 하며 교회는 창조세계와 생명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기후변화 대응 사업으로 10년째 몽골 아르갈란트 지역에 나무를 심어 ‘은총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몽골의 경우 사막화로 최근 20여년 사이 700곳의 강과 800곳의 호수, 1500곳의 우물이 사라졌으며 식물종의 75%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세계를 지키는 일에 동참하자”며 “교회는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1만7000여종의 동물들 가운데 한 종이라도 살려내는 일을 의무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 활동과 국가 정책에 대한 감시, 사막화가 진행 중인 지역에 나무 심기 등을 제안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