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강 구도’ 유지를 위한 대선 관리 모드에 돌입했다. 돌발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을 비우고 TV토론회 준비에 매진했고, ‘쉼표 있는 삶’을 주제로 한 휴가·레저 정책도 발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토론회를 위해 일정을 비우고 하루 종일 반격을 준비했다. 자신의 취약 지지층으로 꼽힌 청년층 겨냥 공약도 발표했다.
문 후보는 25일 “국민에게 ‘쉼표 있는 삶’을 드리고 싶다”며 휴가·레저 정책을 공약했다. 문 후보는 “노동자들이 ILO(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따라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겠다”며 “1년 미만 비정규직에게도 월별 1일에 해당하는 유급휴가를 부여해 쉴 수 있는 권리를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또 “2013∼2014년 시범 실시된 근로자 휴가지원제를 영세 중소기업 종사자들에게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며 “종사자가 10만원, 기업이 10만원을 내면 정부가 10만원을 보태 휴가 포인트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된 점을 감안해 “재외공관 근무 공무원의 책임의식을 강화하고, 재외국민에게 문제가 생기면 즉각 영사 조력과 영사 면회를 받을 수 있게 인력을 늘리겠다”며 재외국민 안전 확보방안 공약도 내놨다.
이날 공약 발표는 ‘당장이라도 집권 가능한 후보’의 면모를 알리기 위해 하루에 민생 정책 하나씩을 발표한다는 기조에 따른 것이다. 문 후보는 그동안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직접 공약을 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페이스북 글로 대체했다. 그동안 TV 토론회에서 경쟁 후보들의 십자포화를 받았던 만큼 체력관리부터 반박 논리까지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는 취지다. 전병헌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원내1당의 안정된 의석과 역량, 국정 경험을 해본 60년 전통 세력이 가진 안정감이 융합이 돼 압도적인 정치역량을 보이고 있다”며 “창당 1년도 안 된 정당이 집권했을 때의 불안감과 후보가 드러내는 불안감이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청년기본법 제정 및 청와대 청년수석실 신설을 포함한 청년공약 발표로 응수하며 ‘2030’ 표심잡기에 나섰다. 김관영 국민의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당사 브리핑에서 “청년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이 국정운영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대통령 비서실에 청년수석실을 설치하고, 청년을 수석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의 ‘열정 페이’ 근절을 위해 법 위반 사업주 처벌을 강화키로 했다. 김 본부장은 “근로감독관을 충원하고, 분야별 전담감독관제를 도입해 근로감독 기능의 전문성을 높일 것”이라며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사업주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가계의 대학 교육비 절감방안으로 ‘대학입학금 폐지’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행 2.5% 수준인 학자금 대출 금리를 1%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청년 일자리·주거 대책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청년 10만명을 대상으로 2년간 월 5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대기업 근로자의 60% 수준에 불과한 중소기업 근로자 연봉을 80% 수준으로 끌어올려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미취업 청년 40만명에게 월 30만원의 훈련수당을 6개월 동안 지급하는 방안도 내놨다.
전웅빈 백상진 기자 imu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김지훈 기자
문재인 “쉼표 있는 삶 제공” 안철수 “열정페이 근절할 것”
입력 2017-04-26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