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에 따른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 조치에 대응해 관광객 다변화에 나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등 ‘유커 특수’가 사라졌지만 일본과 동남아 등을 겨냥한 활발한 마케팅을 통해 다국적 관광객 유치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관광협회 등은 이달 초 도쿄에 본사를 두고 오사카와 후쿠오카 등 9개 도시에 지점을 둔 일본 현지 여행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일본 현지의 협력 거점을 확보해 광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권 관광상품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전남도는 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집중 타깃으로 설정했다. 무안국제공항의 동남아 신규 노선을 신설하고 국제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통해 가족단위의 각국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도는 이를 위해 선사·여행사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국가별 맞춤형 관광상품과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대구와 울산은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에 열심이다. 대구시는 관광시장 개척단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파견해 관광객 1만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시는 말레이시아에서 애플·GTT 등 현지 5개 메이저 여행사 대표와 ‘관광객 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말레이시아 관광청장을 만나 대구∼쿠알라룸푸르 간 직항 노선 취항을 추진 중이다.
울산시는 신흥 관광 시장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독일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행사 팸투어를 올해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로 변경했다. 시는 울산항이 국내 대표적 수출항이라는 점을 활용해 중·소형 크루즈 관광 활성화 등 특화된 관광정책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지난해 전체 36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306만 명이 중국인일 정도로 유커가 몰렸던 제주 바오젠(寶建)거리는 한산해졌다. 지난해 4월 하루 1만 명 안팎이던 유커 방문은 올해엔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제주도는 위기를 기회삼아 무분별한 ‘덤핑’ 관광을 정비하고 관광시장을 정상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유커 비중은 35% 정도가 바람직하다”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관광업계 체질을 내실화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울산·무안=장선욱 조원일 김영균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
‘사드’ 맞은 한국관광… 시장 다변화로 새 활로
입력 2017-04-25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