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으로 무산됐던 치킨값 인상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거센 상황이어서 시기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장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제너시스 BBQ는 일부 메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BBQ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격 인상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내부적으로 시기와 인상폭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BBQ는 2009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은 데다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거세다는 입장이다.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 배달앱 수수료 등으로 가맹점주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BBQ는 지난달 초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1만6000원) 가격을 2000원 인상한 1만8000원으로 올리는 등 주요 메뉴 가격을 평균 9∼10%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시장이 혼란한 틈을 타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며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라는 칼을 빼들었다. 이에 BBQ는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BBQ가 가격 인상을 시도한다면 다른 업체들도 치킨값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AI 파동을 겪던 지난번 인상 때와는 달리 인건비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면 정부가 나서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BBQ, 치킨값 인상 재추진
입력 2017-04-25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