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동차’ 시대가 머지않았다. 그동안 하늘을 나는 건 대형 비행기를 탈 때나 가능했지만 조만간 개인 단위로 직접 자동차처럼 몰고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키티 호크는 24일(현지시간) 사용자가 탑승해 조종하며 하늘을 날 수 있는 ‘키티 호크 플라이어’ 시제품을 공개했다. 큰 드론 같은 형태의 키티 호크 플라이어는 무게가 약 100㎏이며, 한 명이 탈 수 있다. 하단에는 8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돼 있고 배터리로 구동된다. 시험 운행에서는 캘리포니아 인근 호수를 4.5m 높이에서 약 5분간 운행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말 양산형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100달러를 내고 회원 가입을 하면 제품 구입 시 2000달러를 할인해주겠다는 프로모션도 내놨다.
이 회사가 눈길을 끈 것은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지는 뉴욕타임스(NYT)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 모두는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이 있다”면서 “키티 호크 플라이어로 쉽고 빠르게 개인 비행을 할 날이 매우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나는 자동차’는 전 세계 유수의 기업이 노리고 있는 차세대 유망 사업 분야다. 에어버스는 지난달 제네바 모터쇼에서 드론과 자율주행차를 결합한 ‘팝업’을 선보였다. 두바이 정부는 중국 드론업체 이항과 손잡고 7월부터 무인 비행 택시를 운행할 계획이다. 우버는 수직 이착륙 공중부양 차량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는 자동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하늘 길에 대한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년 전부터 모든 비행체의 운행을 통제하는 항공 교통 관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존 레오나드 MIT 엔지니어는 “나는 자동차는 비상상황에서 갓길로 차를 뺄 수 없다”고 말했다. 땅과 하늘의 차이가 있는 만큼 새로운 규제가 확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키티 호크 플라리어의 경우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행 허가를 얻은 상태다. 하지만 붐비지 않는 한적한 곳에서 여가활동 용도로 운행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키티 호크는 안전을 위해 시제품의 경우 물 위에서만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음도 문제다. 프로펠러로 작동하는 드론의 경우에도 소음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NYT는 나는 자동차의 소음을 자동차 수준으로 낮춘다고 해도 하늘에 많은 비행체가 동시에 떠다니면 상당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하늘 나는 자동차 시대 ‘눈앞’
입력 2017-04-25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