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화학사업 부문의 수익 확대에 힘입어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재달성했다.
이 같은 주력 계열사의 호실적은 SK그룹이 추진 중인 도시바 인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1조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역대 3번째로 높은 분기 영업이익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5억원(19%) 증가했다. 매출액은 11조38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9289억원(20%) 늘었다.
1분기 호실적은 화학·윤활유사업이 주도했다. 화학·윤활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5496억원을 기록해 기존 SK이노베이션의 중심이었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4539억원)을 넘어섰다. 화학사업은 지난해 4분기 정기보수를 마친 주요 공정이 본격 재가동에 돌입하면서 45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에틸렌과 파라자일렌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마진)가 강세를 보인 점도 주효했다. 윤활유사업 또한 949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사업 중심에서 에너지·화학 부문으로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면서 회사의 수익 창출 방식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SK에너지, SK종합화학 등을 자회사로 둔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사업·수익구조 혁신을 주요 방향으로 한 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
신규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등을 생산하는 정보전자소재 사업은 중국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기존 2배 이상인 3.9GWh로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6조2895억원, 영업이익은 2조4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339% 늘었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으로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약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올해 D램 시장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듀얼카메라 탑재 등 고사양 제품을 만들면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각각 20%,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듀얼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으로 D램 채용량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 역시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차세대 10나노급 D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48단 3D 제품과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인 72단 3D 제품을 중심으로 고용량 모바일과 SSD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글=심희정 정현수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SK이노·하이닉스 실적 “와우∼”
입력 2017-04-25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