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들어 중국 슈퍼리그(CSL)에서 ‘축구 한류’가 주춤하고 있다.
CSL은 몇 년 전부터 한국인 감독과 선수 영입에 열을 올렸다. 지난 시즌 CSL 16개 팀 중 5개 팀 감독이 한국인이었다. 리그 최다였다. 이들은 세계적 명장들과 경쟁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SL의 한국인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조치 등의 영향으로 사정이 녹록치 않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장쑤 쑤닝은 지난 시즌 CSL과 중국축구협회컵(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25일 현재 CSL에서 2무4패(승점 6·골 득실 -8)로 승리 없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팀의 핵심인 알렉스 테세이라가 상하이 선화와의 개막전에서 상대 선수를 가격해 3경기 출전 금지를 당한데다 최전방 공격수 로저 마르티네스가 잦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최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 24일 쑤닝그룹의 장진둥 회장이 최 감독의 유임 방침을 밝혔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었고 테세이라 등 세계적 스타들을 휘어잡은 최 감독의 통솔력을 높이 평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옌볜 푸더는 CSL에서 2무4패(승점 6·골 득실 -6) 15위로 장쑤 쑤닝 바로 위에 위치했다. 옌볜은 지난 시즌 역습 전술로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지만 이번 시즌엔 대비책을 마련한 상대 팀들에 고전하고 있다. 창춘 야타이의 이장수 감독은 5라운드까지 1무4패를 기록한 뒤 경질됐다. 그나마 충칭 리판(2승3무1패·7위)을 이끄는 장외룡 감독이 선전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CSL의 한국 선수들도 위기다. 중국축구협회는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출전을 경기당 종전 4명에서 3명으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CSL에 진출한 10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장쑤의 홍정호 외에 경기에 꾸준히 나서는 선수가 거의 없다. 옌볜의 윤빛가람과 김승대는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정우영(충칭)과 황석호(톈진), 김주영(허베이) 등은 고작 1경기에 나왔고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단 1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최근 사드 배치 등에 따른 반한 감정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중국 속 ‘축구 한류’, 부진의 늪에 빠지다
입력 2017-04-25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