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가짜뉴스 등 사이버상 공직선거법 위반이 2만건을 넘겨 역대 최다 건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위반건수 총 합계보다 4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아직 대선이 2주일 남은 점을 고려하면 19대 대선은 역대 최악의 ‘흑색선전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는 올 1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사이버 선거법 위반 행위를 단속한 결과 총 2만9823건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6개월간 총 7021건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검찰 고발은 19건, 수사의뢰는 3건이 이뤄졌고 경고도 47건에 달했다.
가짜 뉴스 등이 포함된 허위사실 공표 및 비방 건수는 2만298건으로 전체 위반 건수의 70%에 육박했다. 지난 대선에서 동일한 유형으로 선거법을 위반한 사례 4043건에 비해 5배가 넘는다.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으로 고발당한 건수만 지난 대선 전체 고발 건수 10건보다 많은 14건이었다.
문제는 전례 없는 조기 대선 국면 속에 후보·지지자 간 상호 비방과 네거티브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흑색선전과 여론조작이 인터넷을 통해 벌어진다는 점에서 사이버 선거법 위반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정 후보들을 겨냥한 ‘치매설’ ‘비자금설’ ‘밀약설’ ‘내각 내정설’ 등 다양한 종류의 가짜뉴스가 온라인상에서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고 있는 형편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전파한 문재인 후보 비방 글과 관련해 최초 작성자로 지목된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A씨는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신 구청장은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라는 글과 ‘놈현·문죄인의 엄청난 비자금’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유해 논란이 됐다. 특히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 건수는 나날이 역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역대 대선 중 위반 건수가 최고치임은 확실하다”며 “선거 당일까지 위반 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19대 大選, 사이버 선거법 위반 2만9823건
입력 2017-04-24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