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대선을 2주 남짓 앞둔 24일 유승민 후보의 사퇴 여부를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열었다.
바른정당은 오후 7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시락 의총’을 열고 유 후보 사퇴와 후보 단일화 문제, 향후 선거전략 등을 논의했다. 당초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의총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던 유 후보도 입장을 바꿔 강원도 유세를 마친 뒤 참석했다.
30분가량 늦게 도착한 유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차분한 어조로 “힘든 선거를 치르고 있고, 저의 지지도나 여러 가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선택이 틀리지 않았고, 지금부터 가는 길이 아무리 험하더라도 언젠가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논의를 사실상 거부하고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의총은 바른정당 의원 33명 중 16명이 소집을 요구해 열렸다. 의총 소집을 요구한 의원들은 유 후보에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포함된 ‘빅텐트 단일화’에 동참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 후보와 가까운 의원들은 비록 지더라도 ‘명분 있는 싸움’을 해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유 후보 지지자 70여명은 의총에 앞서 여의도 당사를 항의 방문해 “유 후보를 흔드는 행위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의총장 앞까지 찾아와 의원들에게 “우리가 (지지율) 15%를 지키겠다. 돈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보 사퇴·연대를 주장하는 의원들과 유 후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바른정당은 창당 석 달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유 후보의 완주 의사에 반발한 일부 의원이 당을 이탈할 경우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는 유 후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유 후보와 바른정당 의원들이 후보 단일화 방침에 합의하더라도 국민의당과 한국당의 수용 여부가 변수로 남는다. 두 당이 단일화를 거부한다면 유 후보로선 대선 완주 명분이 생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유승민 완주? 사퇴? 바른정당 의총… 유승민 거취 격론
입력 2017-04-2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