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볼썽사나운 충돌 부른 오락가락 판정

입력 2017-04-24 21:36
서울 삼성의 이관희(앞)가 지난 23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안양 KGC의 이정현을 팔로 밀쳐내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KBL) 심판진의 일관성 없는 판정이 챔피언결정전에서의 볼썽사나운 충돌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L 챔피언결정전 2차전. 1쿼터 4분45초경 교체 투입된 이관희(서울 삼성)는 수비 중 이정현(안양 KGC)의 팔에 밀려 쓰러졌다. 이관희는 일어나자마자 팔꿈치로 이정현의 가슴을 가격했다. 이에 경기가 중단됐고, 이관희는 곧바로 퇴장당했다. 이정현은 올 시즌 토종 득점 1위에 오른 슈터다. 슛을 쏘거나 돌파할 때 상대에게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이 리그 최고수준이다. 공격 시 허용되는 범위에서 적절하게 팔로 수비수를 감거나 밀어내는 행위도 잘 사용한다. 다만 파울 유도를 위해 심판을 속이려는 일종의 헐리웃 액션인 ‘플라핑(flopping)’도 잦다.

현재 KBL 심판진은 이정현의 플라핑에 관대하다. 심판이 파울 콜을 불어주니 습관적으로 계속 플라핑을 한다. 파울을 범한 상대 수비들은 억울할 법하다. 평소 밀착수비를 펼쳐 온 이관희는 이정현의 팔에 밀린 뒤 감정이 폭발,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KBL은 지난 시즌부터 플라핑 행위를 강하게 제재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조치도 시행 초기 잠시뿐이었다. 파울 콜의 기준은 매 경기 달라졌다. 같은 행위를 두고 심판들의 휘슬은 엇갈렸다.

지난 22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이정현은 고무줄 판정 잣대를 활용해 영리하게 파울을 유도했고, 자유투를 수차례 얻어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KBL이 선언한대로 플라핑에 엄격한 판정을 했다면 지난 23일의 충돌이 일어났을까.

최근 국제대회의 추세에 따라 KBL은 선수가 축이 되는 발을 뗐을 때 주어지는 ‘트레블링’ 반칙을 엄격하게 본다. 트레블링도 지난 시즌부터 강화됐지만 일관된 판정이 나온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른 룰도 마찬가지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락가락한 심판 판정도 리그 흥행의 저해 요소다.

한편 KBL은 24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이정현에게 제재금 150만원, 이관희에게 1경기 출장정지 및 200만원을 부과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