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국내 최초 부실채권정리기관으로 첫발을 내딛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국가경제 위기시마다 금융, 기업, 가계, 공공 취약부문에서 부실자산 인수·정리와 기업구조조정 지원 등을 통해 위기극복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해 왔다.
캠코는 금융회사 등의 부실을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축적된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융·기업·가계·공공부문의 영역을 넘나들며 경제 취약부문의 회생을 돕는 ‘공적자산관리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부실채권 관리 일원화
캠코는 앞으로 금융공공기관이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전담해서 관리하게 된다. 그 동안 각 기관에서 보유 중인 부실채권은 회수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도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고, 각 기관별 채무조정 제도의 차이로 채무자의 실질적인 재기지원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3월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관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상각채권을 캠코가 통합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캠코와 기술보증기금,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신용회복위원회, 예금보험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7개 금융공공기관은 지난 21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동성 위기 기업 정상화 지원
캠코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해 ‘자산매입 후 임대(Sale&Leaseback)’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자산을 캠코가 매입해 해당기업에 재임대함으로써 핵심자산 매각 없이 기업 정상화를 지원하는 독자적인 기업 재기지원 프로그램이다. 특히, 경영정상화 후 캠코에 매각한 자산을 우선매수 할 수 있어 기업들의 호응이 높다.
캠코는 2015년부터 총 10개 중소기업에 161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지원규모를 당초 1000억원에서 5000억원까지 늘리고 대상기업도 기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확대하는 등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을 완료해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6만2000개사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올해 초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업의 법인세 과세가 4년 후로 이연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을 한층 제고시켰다. 이와 함께 자산매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등 거래세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금융취약계층 재기 지원
1997년 외환외기 당시 국내 처음으로 개인 신용회복지원 제도를 도입한 캠코는 다양한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금융취약계층 총 254만명의 경제적 재기를 도왔다.
올해는 가계부채 지속 증가, 금리상승에 따른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여건 악화에 대응해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연체 채무자 대상 원금감면율을 최대 90%까지 확대 적용하고, 바꿔드림론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등 서민·금융취약계층이 정상적 경제활동으로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자산 가치 제고
캠코는 국유재산 일반재산 총 62만 필지를 통합 관리하고 있는 국유재산전담관리기관으로서 국유재산의 대부·매각, 국세물납 증권 관리 등을 통해 매년 약 1조원 규모를 국고에 납입하고 있다. 특히 노후·저활용 국·공유지 개발 활성화를 통해 공공자산의 가치증대는 물론 이를 통한 국가 및 지방재정 수입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국·공유지 위탁개발은 캠코가 자체자금으로 청사 등을 건립하고 그 건물을 국가에 귀속시켜 임대료와 분양 등의 수입으로 개발비를 회수하는 개발방식이다. 국가와 지자체는 재정투입 없이 청사 등을 건립할 수 있고, 국민 입장에서는 공공 편익이 증대되는 장점이 있어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고의 공매포털시스템인 온비드는 재테크의 기회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압류재산, 국유재산 공매 및 공공기관 재산 등 총 59조1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처분했다. 현재 25만명의 일반회원과 1600여개 이용기관 회원을 두고 있다.
소외계층엔 희망의 디딤돌
서민들이 삶의 희망을 다시 찾고, 인생에 재도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미의 ‘희망 Replay’는 캠코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 브랜드다.
캠코는 지역인재 양성 및 취약계층과의 상생을 위해 저소득·다문화 가정 대상 ‘캠코와 함께하는 제주도 가족여행’ 실시, 대학생 취업 잡(Job)이 캠프 개최, 청소년 직장체험 실시, 지역아동센터 내 ‘캠코브러리’ 도서관 개설, 대학생 정보교류 네트워크 BUFF 운영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취약계층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어린이 축구단, 청각장애인 오케스트라단, 다문화가족 합창단, 저소득가정 학생 뮤지컬단 등을 지원하는 ‘희망울림 프로그램’을 새롭게 추진한다. 이 중 캠코 어린이축구단은 부산아이파크 프로축구단과의 협업으로 7개 축구단을 이달 말에 창단할 예정이다.
■ 문창용 사장
“올 라운드 플레이어 역할 강화할 것”
캠코 문창용(55·사진) 사장은 “국가경제 위기 시 가계·기업·금융 취약부문을 상시적으로 지원하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서 경제체질 개선과 국가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사장은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위기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올해는 해운업과 중소기업의 장기침체, 금리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경제 취약부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경제가 만성피로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문 사장은 취임 후 두 달 만에 조직개편을 단행, 해양금융부와 기업개선부를 신설·확대 개편해 상시 구조조정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캠코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 통합관리’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는 “7개 업무협약 기관들뿐 아니라 타 공공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은 또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해운업과 중소기업 구조조정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캠코선박펀드 지원 규모를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자산매입 후 임대프로그램도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연간 총 1조원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해 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기획재정부 관료시절 노동조합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에 3차례나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바 있다. 탁월한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후배들과 늘 소통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캠코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들이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그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오픈마인드’와 ‘소통’이다. 연장선상에서 캠코의 경영철학도 ‘개방’, ‘혁신’, ‘상생’으로 정립했다. 개방적인 사고와 태도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하여 캠코와 국민모두가 행복한 상생의 사회를 구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그는 급변하는 환경에 캠코가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전문성과 함께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문 사장은 “권위적인 리더십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평소 직원들과 조직발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공적자산관리전문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업 안정성을 확보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부실 자산 정리·구조조정 지원… 경제 위기 극복 기여
입력 2017-04-25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