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금융… 4차 산업혁명시대 선도한다

입력 2017-04-25 21:35
기술보증기금은 기술평가와 금융을 융합해 기술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있다. 사진은 우수창업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위쪽)와 창립기념 등반대회(아래쪽) 모습이다. 기술보증기금 제공
기술보증기금 사옥. 기술보증기금 제공
김규옥 이사장
‘기술평가 인프라를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한다.’

기술보증기금(이사장 김규옥, 이하 ‘기보’)은 기술평가와 금융을 융합해 기술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했다. 기술금융은 기업의 재무상태가 아니라 보유 기술을 평가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평가시스템과 평가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년간 확보한 평가시스템과 인력을 토대로 기보는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 지원

기보는 과거 신용도나 재무정보를 배제하고 보유 기술을 평가하는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기계·정보통신·전기전자·바이오 등 전공분야별 190여명의 박사급 직원을 포함해 전체직원의 절반이 넘는 580여명이 기술평가 전문인력이다.

1997년 국내 최초로 기술평가시스템을 도입한 기보는 기술평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국내 최고의 기술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기보는 축적된 기술평가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최적화 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 FIRST보증’ 출시

최근 세계경제의 화두는 4차산업혁명이다. 4차산업혁명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을 서로 연결하고 다른 산업에 접목하는 등 융·복합을 통한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의 산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의 새로운 제품과 중국과의 제조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기보는 지난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과 산업을 지원하는 신상품을 출시했다. 상품명은 ‘인더스트리 4.0 FIRST 보증’. FIRST는 ‘4차산업혁명과 엄청난 변화(Fourth Industrial Revolution and Significant Transformation)를 뜻한다.

기보는 자체적으로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을 선정해 이들 기업을 집중지원하기로 했다.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은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신성장공동기준’을 바탕으로 자동화기술, 로봇, 자율주행, 3D프린팅, 바이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관련 주요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기보는 지원절차와 조건을 완화해 이들 기업에 연간 1조원까지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등급이 높은 핵심기업(우수기술기업으로 BBB등급이상)과 일반기업(B등급이상)으로 구분해 핵심기업에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창업플랫폼으로 자리매김

기보의 기술금융은 담보가 없거나 신용이 축적되지 않아 제도 금융권에서 소외된 기술창업 중소기업 발굴에 유용한 시스템으로 매출이 전혀 없는 기업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다. 기보는 현재 신규보증 금액의 50%이상을 기술창업기업에 배분하고 있는데 이를 향후 80%수준까지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 관련기업 신규지원 규모를 2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특히 사업경험은 없지만 좋은 아이디어와 창업의지를 갖고 있는 청년창업가에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어 기술창업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보는 지난해 유관기관과 정부3.0협업을 통해 청년들의 창의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되고, 글로벌진출이 가능하도록 여러 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청년·기술창업교실’과 기술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년창업자들이 무료교육과 컨설팅을 받아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보는 창업을 준비중인 예비창업자에게 창업자금 지원 규모와 가능성을 미리 제시해 주고, 창업즉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예비창업자 사전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난해 1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했다. 또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창업가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연대보증인 면제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사업에 실패하면 대표이사가 연대보증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창업과 재도전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었다. 기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분위기를 조성하고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의 사업성을 평가하여 설립 후 5년 이내인 창업 법인기업에 대한 연대보증을 면제하고 있다.

대학이 보유한 우수 기술의 사업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5개 대학과 대학기술 사업화 지원(U-Tech 밸리)협약을 맺고 지원플랫폼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이공계 교수나 석·박사 연구원이 창업하는 대학 내 창업기업으로 대학의 추천을 받은 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기보는 창업교육에서부터 보증, 투자, 기술이전, 컨설팅 등 마무리 단계까지 종합 지원한다. 창업 이후 추가 연구개발이나 사업화 자금을 단계별 지원하기 위해 보증한도를 30억원으로 결정하고 연대보증도 면제한다.

기보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분야에 대해 현재 5조원에서 2020년 10조원까지 신규지원을 대폭 늘리고, 스타트업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10배 이상 확대해 마중물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 및 비금융 지원사업도 활용해 스타트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역할을 수행하기로 하는 등 기술창업플랫폼에 대한 구체적 발전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 김규옥 이사장
“미래 먹거리 신성장산업 중점 지원”

“자금력이 부족한 우수기술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확대를 통해 공기업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술보증기금(기보) 김규옥(56·사진) 이사장은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창업의 활성화는 미래 먹거리인 신성장 산업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중점 추진과제에 대해 그는 “기술융합과 지식재산, R&D부문 등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분야 신규지원을 20조8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며 “이중 기술창업과 일자리창출, 신성장동력 등 중점지원 분야의 보증지원을 1조5000억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변화 추세에 맞춰 평가모형을 개선하고 예술작품 저작권에 대한 평가기법을 개발하는 등 기술평가모형과 평가기법을 전문화하고 기술평가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재임기간 달성할 3가지 목표를 세웠다. 기보가 국민과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공기관이 되도록 하고, 없어서는 안 될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게 첫 번째다. 다음으로 임직원 모두 자긍심을 가지고 활기차게 일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자리창출과 4차산업혁명 등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에서 공기업 수장으로 옮긴 뒤의 변화에 대해 김 이사장은 “국가적 과제인 일자리창출, 특히 기술창업을 진흥시키는 최일선에 있다고 생각하니 무거운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영업점 현장방문을 통해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간담회를 통해 기업 대표들과 토론하면서 발전방안을 마련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책에 대해 김 이사장은 “과거 대기업의 계열사 신설, 공장증설 등을 통한 성장은 그 동력을 잃은 지 오래”라며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후 등반대회와 토크콘서트, 부점장 회의 등을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애쓰고 있는 김 이사장은 “기보 직원은 물론 국민들과 함께 현안 및 발전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