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수 정체… 청년 취업, 10년 후에도 ‘좁은 문’

입력 2017-04-25 05:00

앞으로 10년간 국내 직업군 중 절반 이상은 ‘일할 자리’가 현재 수준을 겨우 유지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로 기존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하는 상황에서 일자리 수가 정체되면 청년들의 신규 취업 길이 더욱 막막해질 우려가 크다. 다만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기술직과 의료·사회 분야 전문 서비스업 등에서는 일자리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4일 한국의 대표 직업 195개(하위직업 포함 199개)에 대해 10년간(2016∼2025년) 일자리 전망과 분석 요인을 담은 ‘2017 한국직업전망’을 발간했다.

전망 결과 195개 직업 중 일자리 수가 증가(연평균 1% 이상)할 것으로 예상된 직업은 84개에 그쳤다. 나머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95개) 감소(20개)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지난 10년간 크게 늘어났던 일반사무직군의 일자리 수 증가율은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단순사무의 상당 부분이 경기 침체로 줄거나 인공지능 확산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증권·외환딜러 같은 전문직 일자리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저출산 여파를 받은 직업도 많다. 현재 인기 직업군인 교사는 학생 수 감소로 일자리 수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2015년 15만3900명이었던 규모가 연평균 0.5%씩 감소해 2025년에는 14만6400명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의사 중에서도 저출산 여파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는 수요가 감소하고, 주택 수요 감소의 여파를 받는 건설·부동산 관련 일자리도 전망이 밝지 않다.

반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는 특수기술직의 일자리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다.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 네트워크시스템 개발자, 멀티미디어 기획자 등 일자리는 연평균 2%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수의사 등 보건·의료직과 청소년지도사, 직업상담사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직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경영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경영·진단 전문가나 관세사 등 사업 서비스 관련 전문직의 고용 전망도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경찰관 소방관 경호원 등 안전을 책임지는 일자리 증가도 예상됐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일자리 총량이 크게 늘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직업 간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면서 “변화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간된 한국직업전망은 취업포털 워크넷(www.work.go.kr)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책자는 4월 중 전국 고교·공공도서관·고용센터 등에 배포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