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청년(25∼34세) 중산층은 ‘사업’을 꿈꾸는 반면 우리나라의 청년 중산층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고 있었다. 아시아·아프리카 8개국의 신흥 중산층(emerging affluent) 4명 가운데 1명은 디지털 뱅킹에 익숙했다.
SC제일은행은 24일 모기업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지난해 11∼12월 8개국(한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대만 중국 파키스탄 케냐)의 신흥 중산층을 설문한 결과를 공개했다.
SC그룹은 8개국의 신흥 중산층 1000명씩 총 8000명을 선정해 설문했다. 저축이나 투자가 가능한 수준의 소득을 올리는 소비자 그룹을 신흥 중산층으로 정의했다. 한국의 경우 서울과 부산 거주자 가운데 매월 가구 총수입이 400만∼700만원인 1000명이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신흥 중산층의 23%는 디지털 뱅킹을 ‘자주(frequently) 이용한다’고 답했다. 국가별로 중국(47%)과 인도(43%)의 디지털 뱅킹 이용률이 높았다. 한국(24%)과 대만(22%)은 평균 수준이었다. 기술을 익히지 못해 디지털 뱅킹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에서 19%에 그쳤다.
나라·세대별로 돈을 모으는 목적도 달랐다. 중국 청년층이 돈을 모으는 이유는 사업(17%)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33%)를 비롯한 8개국의 평균(22%)은 ‘주택 구입’이 돈을 모으는 가장 큰 목적이다. 우리나라는 44세까지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고, 45세부터는 은퇴자금(27%)을 저축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전 세대에 걸쳐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돈을 모으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신흥 중산층이 보통예금이나 정기예금 같은 저축상품에 가입하는 단순 재무관리에서 뮤추얼펀드·주식·채권 같은 저위험 자산관리 방식으로 투자전략을 바꾸면 향후 10년간 수익이 평균 42%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86%) 싱가포르(52%)에선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다만 한국(16%)이나 중국(10%)은 상대적으로 수익률 상승효과가 낮았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저축하는 이유… 중국 “사업하려고” 한국 “집 사려고”
입력 2017-04-2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