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바이오 분야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란 특허 기간이 끝난 약을 복제한 약을 말한다. 원래 약과 효능은 거의 같지만 가격이 저렴해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 특히 2010년을 기점으로 특허가 끝나는 약이 많아지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바이오 시밀러 시장규모는 2015년 27억 달러에서 20105년 663억 달러로 연평균 38%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만든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가 지난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24일 공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렌플렉시스는 다국적 제약회사 얀센이 만든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레미케이드는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성인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의 치료제로 쓰인다. 지난해 매출이 82억 달러(약 9조3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많이 팔렸다. 레미케이드보다 가격이 저렴한 렌플렉시스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레미케이드의 수요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렌플렉시스 판매 시기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판매는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가 맡는다.
바이오시밀러는 신약 개발에 따른 리스크는 없지만 판매 승인을 얻기까지 매우 까다롭다. 안정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렌플렉시스는 미국 FDA가 승인한 6번째 바이오시밀러다. 국내 기업으로선 지난해 4월 승인 받은 셀트리온의 ‘램시마’에 이어 두 번째다. 램시마는 지난해 11월 ‘인플렉트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한 달 만에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판매 신청부터 허가를 받기까지 2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렌플렉시스의 경우 이를 13개월로 단축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항암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도 판매 준비 중이다.
한편 SK케미칼은 다국적 제약사 CSL사와 공동개발한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가 미국과 유럽에 이어 호주 식약처(TGA)에서도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한 바이오신약이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까지 진출한 최초의 사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신성장 동력 바이오시밀러 사업 속도 붙는다… 삼성 관절염 치료제 ‘렌플렉시스’ 美 FDA 판매 허가 받아
입력 2017-04-24 18:44 수정 2017-04-24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