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19대 대선 후보자 1차 TV토론(정치 분야)에서는 2007년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기권 결정과 관련해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른바 ‘돼지 발정제’를 이용한 성폭행 모의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일제히 사퇴를 촉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홍 후보, 유 후보로부터 맹공격을 받았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사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표결 결과를 물어봤는지 다시 한 번 묻는다”며 “문 후보가 4번이나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이후 “국가정보원을 통해 확인했다” “국정원을 통해 물어본 게 사실이 아니다” “휴민트(내부 정보원)나 정보망을 통해 상황을 진단했다” 등으로 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홍 후보도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지난번에는 홍 후보가 저한테 거짓말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유 후보가 또 그런다”며 “제대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후보가 합리적, 개혁적 보수라고 느꼈는데 대선 길목에서 또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 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심 후보도 보수 진영을 맹비판했다. 심 후보는 “정치권이 이렇게 진실공방하는 건 고질병”이라며 “당시에는 남북정상회담, 국방장관회담, 6자회담이 잇따라 열렸다. 남북평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를 살린 정무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을 봐도 다수가 기권을 결정했는데 말끝마다 북한을 대하는 태도로 몰고 가는 건 전형적인 안보 장사”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도 “대북 관계도, 외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래를 향한 토론이 돼야지 언제까지 편 가르기를 할 거냐. 심 후보 빼고 다 책임이 있다”며 문 후보, 홍 후보, 유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홍 후보를 향해서는 후보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심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대선에서 성폭력을 논의한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인정하지 못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유 후보와 안 후보도 잇따라 홍 후보 사퇴를 촉구했고, 홍 후보는 “45년 전 일이다. 친구가 그리 한 것을 못 막아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강준구 허경구 기자 eyes@kmib.co.kr
[대선 후보 TV 토론] 거짓말 vs 색깔론… 문재인 겨냥 ‘안보’ 난타전
입력 2017-04-23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