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TV 토론] 거짓말 vs 색깔론… 문재인 겨냥 ‘안보’ 난타전

입력 2017-04-23 21:57
5당 대선 후보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호 순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대선을 16일 앞둔 상황에서 후보들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홍 후보의 자질 논란 등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국회사진기자단

23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19대 대선 후보자 1차 TV토론(정치 분야)에서는 2007년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기권 결정과 관련해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른바 ‘돼지 발정제’를 이용한 성폭행 모의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일제히 사퇴를 촉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홍 후보, 유 후보로부터 맹공격을 받았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사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표결 결과를 물어봤는지 다시 한 번 묻는다”며 “문 후보가 4번이나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이후 “국가정보원을 통해 확인했다” “국정원을 통해 물어본 게 사실이 아니다” “휴민트(내부 정보원)나 정보망을 통해 상황을 진단했다” 등으로 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홍 후보도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지난번에는 홍 후보가 저한테 거짓말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유 후보가 또 그런다”며 “제대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후보가 합리적, 개혁적 보수라고 느꼈는데 대선 길목에서 또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 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심 후보도 보수 진영을 맹비판했다. 심 후보는 “정치권이 이렇게 진실공방하는 건 고질병”이라며 “당시에는 남북정상회담, 국방장관회담, 6자회담이 잇따라 열렸다. 남북평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를 살린 정무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을 봐도 다수가 기권을 결정했는데 말끝마다 북한을 대하는 태도로 몰고 가는 건 전형적인 안보 장사”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도 “대북 관계도, 외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래를 향한 토론이 돼야지 언제까지 편 가르기를 할 거냐. 심 후보 빼고 다 책임이 있다”며 문 후보, 홍 후보, 유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홍 후보를 향해서는 후보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심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대선에서 성폭력을 논의한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인정하지 못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유 후보와 안 후보도 잇따라 홍 후보 사퇴를 촉구했고, 홍 후보는 “45년 전 일이다. 친구가 그리 한 것을 못 막아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강준구 허경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