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움직이는 20명 ‘외부자들’

입력 2017-04-24 05:00

치열하게 전개되는 백악관 웨스트윙(집무실)의 알력 다툼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길이 ‘울타리 밖 조언자’들을 향하고 있다. 이들은 때론 전화로, 때론 백악관을 제집 문턱 드나들 듯 하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돕는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머무는 인물 20명을 소개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친분을 이어온 기업인, 언론인, 법조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호화 리조트인 마라라고를 드나드는 친구, 가족 등이다. 1주일에 한 번씩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조언을 나누는데 대다수가 백인 남성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의 성공과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관계를 설정한다. 여기에 적중하는 인물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다. 머독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친밀한 사이로 최근 “경제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건넸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과 직접 전화하며 대통령 주변까지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계에선 그 외에도 폭스뉴스 진행자인 숀 해니티, 뉴스맥스 대표인 크리스 루디와 교류가 활발하다.

대선 중 참모 역할을 했던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대위원장과 전 하원의장인 뉴트 깅리치도 이름을 올렸다. 깅리치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보다도 고위 내각들과 많은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푸념을 들어주는 친구로 부동산개발업자 리처드 르프랙이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멕시코 국경장벽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거나 “워싱턴DC 관료주의에 실망했다”는 속마음까지 스스럼없이 꺼냈다.

‘미스터리 맨’으로 꼽힌 로저 스톤 주니어와의 인연은 40여년간 이어져 왔다. 정치전략가인 그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캠프로 정계에 입문한 ‘닉슨 도장이 찍혀 있는’ 인물이다. NYT는 “그와 트럼프의 관계만큼 정치적으로 복잡한 사이는 없다”며 “스톤은 지금도 TV와 라디오 등 각종 매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데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가족 중에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트럼프가 조언을 자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출판사 ‘마블 코믹스’ 회장인 아이크 펄무터, 미 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 부동산재벌 스티브 로스,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룹 회장 스티븐 슈워츠, 억만장자 토머스 배럭과 칼 아이칸, 비즈니스 파트너인 필 루핀, 변호사 셰리 딜런 등이 언급됐다. 정치권에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사람’으로 분류됐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