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통합 논의가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라는 ‘악재’를 만나 잠시 주춤했지만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통합논의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던 한교연이 적극 동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통합 이루겠다”
고시영 한교연 한국기독교통합추진위원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기총 대표회장의 직무가 정지됐더라도 양쪽 통합추진위원회는 예정대로 통합논의를 진행한다”면서 “기구 통합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며, 대통합의 열매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한교연은 이미 기구 통합에 대한 의견이 일치돼 있다. 이단 문제는 추후 기구를 합친 뒤 객관적 조사를 할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에 기구가 통합되면 백지상태에서 미래지향적 정관을 만들고 9월 주요 교단 정기총회에서 허가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하나 돼 교회를 살리고 사회에 성서적 가치를 제시하며 젊은 목사들에게 감동을 줘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추진위원들은 다음 달 2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첫 모임을 갖고 통합방안을 논의한다. 한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자칭 ‘보혜사(保惠師)’였던 김노아씨가 불쑥 나타나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이라는 ‘찬물’을 끼얹었지만 여기에 아랑곳 않고 통합을 일구겠다는 뜻이다.
한국교회 연합 위해 성도들 기도 부탁
한교연의 통합논의를 전담하는 고 위원장의 발언은 한교연의 급격한 입장 변화를 의미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국교회 연합 논의의 무게중심은 한국교회교단장회의와 한기총에 있었다. 반면 한교연은 ‘이단문제 해결 전까지는 한기총과 연합논의 불가’라는 원칙을 고집하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두 기관이 사실상 유사한 일을 하면서 매년 17억8000만원(한기총 8억4300만원, 한교연 9억3700만원)을 한국교회에서 후원받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복된 고비용 정치구조’라는 비판여론이 고조됐다. 한기총은 또 이단관련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지난 7일 임시총회에서 한교연이 요구했던 7·7정관을 전격 채택하는 등 고강도 개혁을 단행했다. 한교연 안팎에서도 이에 화답해 통합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보이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비록 이단세력에 의해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됐지만 한교연 지도자들이 통합의지를 강하게 밝힌 만큼 양 기구의 통합 논의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한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도록 전국교회 성도들의 기도와 성원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고시영 한교연 통추위원장 “한교연, 한국교회 통합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입력 2017-04-24 00:00